요즘 10 ~ 20대에서는 페미니즘 논쟁이 뜨겁다. 오프라인 차원에서의 논쟁보다 온라인에서 더욱 관심이 높은데, 특히 유명 유투버인 ‘보겸 TV'를 통해 나타나는 양태를 보면, 우리 사회안에 얼마나 심각한 ’남녀투쟁(?)‘이 존재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얼마 전 인기 연애인 ‘박나래’가 손장난으로 해당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여성 위주의 성문제 패러다임이 남성으로 옮겨 붙는 양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왜 이 같은 일이 벌어질까? 기자가 소속된 인터넷뉴스 ‘리베르타스’는 남성의 군가산점 제도가 부활되어야 한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우리사회에는 여전히 이 문제와 관련해서도 상당한 의견차가 존재하고, 심지어 더욱 증폭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여성이라 할지라도 아들을 둔 부모의 입장에 따라 찬반이 갈리기도 하고, 정치적 성향에 따라서도 호불호(好不好)를 달리한다.
상황이 이쯤되면 역사를 한번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우선 페미니스트, 페미니즘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보자.
페미니즘의 사전적 의미는, “‘여성의 특징을 갖추고 있는 것’이라는 뜻의 라틴어 ‘페미나(femina)’에서 유래한 말로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던 남성 중심의 이데올로기에 대항하며,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의 권리와 주체성을 확장하고 강화해야 한다는 이론 및 운동을 가리킨다. 즉, 남성 중심적인 사회에서 차별적인 대우를 받아온 여성들이 사회가 정해놓은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등 ‘성(sex, gender, Sexuality)에서 기인하는 차별과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을 주장한다.
현대 페미니즘의 선구자는 최초의 ‘페미니즘 선언서’로 알려진 <여성의 권리 옹호(Vindication of the Rights of Woman)>(1792)를 작성한 영국의 메리 울스턴크래프트(1759∼1797)이다. 이후 19세기에 들어서면서 점차 여성에 대한 차별에 대항하고 여성의 권리를 요구하는 조직적인 페미니즘 운동이 전개되기 시작됐는데, 이러한 흐름은 크게 1세대(여성의 참정권) · 2세대(사회 모든 분야에서의 평등과 성적 해방 추구) · 3세대(계급, 인종 문제 등으로 확대)로 나눌 수 있다.”고 서술되어 있다. (시사상식사전 발췌)
기본적으로 인간은 누구나 차이는 인정할지언정 차별에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차이는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존중하는 것이며, 차별은 말 그대로 ‘사람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음’을 부정하는 것이다.
차이는 인정하되 차별을 없애는데 남녀 모두가 찬성한다면 현재와 같은 갈등과 투쟁(?)은 없을 법한데, 현실에서 전혀 다른 양상이 나타나는 건 무슨 연유가 있을까?
유명 청년 유투버 보겸이 ‘보이루’라는 자신의 유행어를 논문에서 여성 혐오적 용어라고 규정한 윤지선 세종대 초빙교수 등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밝히면서, 마치 페미니스트와 안티 페미의 대리전 양상으로 나타난 것이 일명 “보이루 사태”다.
보겸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분명히 제가 피해자였는데 하루 이틀 사이에 가해자, 전국구 쓰레기가 돼 있었다”면서, 여성혐오자로 낙인찍혀 이대로 죽으라는 것이냐며 극단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고 지금의 억울한 심경을 호소하고 있다.
앞서 논쟁의 당사자인 윤지선 세종대 초빙교수는 2019년 자신의 논문 ‘관음충의 발생학’에서 ‘보이루’가 여성 성기와 관련된 여성 혐오적 표현이라고 지적했으며, 철학연구회가 이 논문을 통과시키면서 오늘의 사태가 촉발되었다.
윤 교수의 논문을 게재한 철학연구회는, 보겸의 문제제기에 대해 “보이루는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유튜버, BJ 보겸이 ‘보겸+하이루’를 합성하여 인사말처럼 사용하며 시작되다가 초등학생을 비롯하여 젊은 2,30대 남성에 이르기까지 여성 성기를 비하하는 표현으로 유행어처럼 사용·전파된 표현이다”로 수정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보겸은 철학연구회의 일부 후퇴로 진정국면을 예상했던 일반 분위기와는 달리, 보다 핵심적인 부분에 대한 수정·보완 없이는 본질을 벗어나려는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윤 교수의 논문에 있어 중핵(中核)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한국에서 태어난 남아가 어떻게 관음충으로 집단 생장과 진화를 하는지 분석하고, 왜 관음충이 개체적 발생이 아닌 군집구성체적 발생인지에 대해 고찰하겠다’라는 것이다.
이는 자칫 한국 남성 전체가 마치 ‘벌레 유충 즉, 한남충’ 으로 태어나 결국 ‘몰카충’으로 진화하고 파렴치한이 된다는 식으로 몰아가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는 셈이다. 그만큼 감정의 골이 좌우 사상대립 이상으로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급기야 윤교수의 온라인 강의 공간에 한 네티즌이 난입하여 욕설과 모욕적 발언을 하고 음란물을 올린 사건이 터져 나왔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 등에 따르면, ㄱ씨는 “꼴페미 교수 윤지선”이라고 하는 등 윤 교수를 비난했고, 여기에 윤 교수가 법적 대응을 경고했다. 이에 ㄱ씨는 “촉법소년이라 법적 대응 안 통한다”라고 조롱하며 수업 방해를 이어갔다고 한다.
촉법소년(觸法少年)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이면서 범죄를 저지른 자로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소년법에 따라 보호처분 등을 받는다.
이와 관련, 세종대 관계자는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한 것은 불법 행위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겸으로 시작된 페미 논쟁은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