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내 일부 사제들의 이념적 결사체인 ‘정의구현사제단'(이하 정구사)이 다가오는 3·9대선과 관련하여 편향적이고 정치적 의도를 가진 성명서를 각 교구 소속 본당에 배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얼마 전 ‘정구사’는 김영식 대표 명의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3·9 대선을 겨냥한 정치적 행보를 시작한 바 있다.
당시 성명서에서는 야당의 윤석열 후보에 대한 왜곡된 평가와 함께,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않은 채 남북한의 평화정착에 대한 자신들의 이념적 편향성을 여실히 드러냈었다.
이에 천주교내 평신도들의 자발적 신앙공동체인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이하 대수천)은 즉각 반박 성명서를 내고, 일부 사제들의 일탈행위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 바 있다.
그럼에도 ‘정구사’는 한발 더 나아가 자신들의 정치적 주장을 전국의 평신도들에게 강요하려는 목적하에, 교구 본당을 대상으로 선전활동을 본격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천주교에서 교구 소속 본당을 대상으로 홍보·계도 등의 사목적 활동을 할 수 있는 경우는 최고의결기구인 주교회의를 통해 각 교구장이 이를 승인·추진할 때 가능한 구조다.
하지만 ‘정구사’는 이런 정식기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개별적인 사조직으로, 이를 용인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교회내 월권행위라고 볼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대수천’의 김원율 교리연구소장은 “정구사의 행태가 도를 넘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면서, “한동안 잠잠하던 정구사가 얼마남지 않은 선거를 앞두고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은 그만큼 자신들의 정치적 성향에 맞지 않는 야당의 후보가 당선에 유리하다는 판단 하에 이성을 잃고 행동하는 것일 테지만, 이를 두고만 볼 수는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만약 본당을 대상으로 선전 작업이 진행되면, 저희 대수천은 즉각 전국 신자들을 대상으로 벽보나 전단지 배포시 이를 그 자리에서 찢어버리는 운동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천주교계 안팎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한 달여 남은 상황에서 여야 각 진영의 본격적인 세몰이가 진행되는 판국에, 중립적이고 신성해야 할 종교단체가 편향적인 정치활동을 전개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아직도 정치적 수준이 많이 뒤떨어진 일부 세력의 ‘소아병(小兒病)’을 보는 것 같다는 우려와 안타까운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차 · 일 · 혁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