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축제인 서울퀴어문화축제가 3년만에 서울광장에서 개최됐다.
16일 코로나19 여파로 2019년 이후 온라인으로만 열렸던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서울광장에서 다시 열렸다. '살자, 함께하자, 나아가자'는 슬로건을 걸고 1만 2000여명이 참여했다.
축제를 기획한 양선우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우리의 존재가, 각자 살아가는 것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이라며 "내가 보잘 것 없어도, 세상이 동성애는 물러가라고 해도 우리는 존재 자체로도 아름답다"고 했다.
이어 그는 "성소수자는 코로나19 이후 더 외롭고 고립된 삶을 살고 있었다"며 "오늘은 너무나 사람들이 기다려온 자리"라고 기뻐했다. 그는 "(교통 통제로) 시민들은 하루의 불편함이 있지만, 성소수자는 이날 빼고 364일을 불편함과 갑갑함 속에 살고 있다"고도 했다.
서울광장에는 성소수자에게 연대 의식을 표하며 사람들의 인식개선을 촉구하는 여러 기관과 단체의 부스 72개가 설치됐다. 국내 인권단체와 대학 성소수자 동아리, 캐나다·네덜란드·독일·미국 등 주요국 대사관을 비롯해 종교단체들까지 부스를 꾸렸다. 진보 진영 정당과 노동·시민사회단체, 이케아 코리아 등 기업들도 참여했다.
행사에는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를 비롯해 네덜란드, 캐나다, 뉴질랜드, 노르웨이, 덴마크, 독일, 스웨덴, 아일랜드, 영국 등 대사관 관계자들이 참여해 성소수자 권리 지지 연설을 하기도 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번 주에 막 (한국에) 도착했지만 이번 행사에 참여하고 싶었다"며 "우리는 그 누구도 두고 갈 수 없다. 계속 인권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맞은편 서울시의회 인근에서는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 주최로 오후 1시30분부터 수만명이 참가한 ‘맞불’ 집회가 열렸다.
반대 준비위는 성명을 통해 “퀴어축제는 단순한 문화행사가 아니라 인권을 빌미로 가정과 사회의 건전한 성문화를 해체하는 비윤리적이고 위헌적인 운동”이라고 지적했다.
그간 서울 퀴어축제는 집회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 찬성 의견과 함께, 집회 참석자들의 과도한 신체 노출 등에 아동·청소년들이 무방비하게 노출된다는 비판 의견이 제기돼 왔다.
경찰은 58개 중대를 배치해 양측 집회 참가자들 간의 혹시 모를 충돌에 대비했지만, 양측간에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 · 상 · 만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