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복지 사각지대에 있던 ‘수원 세 모녀’ 사건으로 정부의 위기가구 지원 체계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암과 희귀질환 투병 중이던 ‘수원 세 모녀’는 소득·재산 기준을 충족할 경우 3인가구 기준 125만8400원의 생계 지원비와 1인당 300만원의 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세 모녀가 수급자가 아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기초생활보장제도에 대한 문턱이 높아 복지 혜택을 스스로 포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접근성 강화방안 연구'(김태완 외) 보고서에 따르면 복지 사각지대의 발생의 원인으로 복잡한 절차로 인한 중도 포기, 이해 부족에 따른 제도 진입의 어려움, 신청자가 수급 신청 과정에서 가질 수 있는 ‘낙인감’, 급여 신청에 대한 권리 인식 부족 등이 있다.
특히 신청의 어려움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저소득 가구의 가구원, 친족, 기타 관계인이 직접 신청하는 것이 원칙이다. 법이 정한 신분확인서류, 사회보장급여 신청서, 본인 금융정보, 부양의무자 금융정보 제공 동의서, 임대차계약관계 증빙 서류 등을 제출해야 한다. 따라서 방대한 양의 서류가 제도 진입을 가로막는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한 보고서는 신청자가 수급 신청 과정에서 가질 수 있는 ‘낙인감’도 원인으로 꼽았다. 복지 제도에 따른 사회적 낙인에 신청자가 거부감과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복지직이 아닌 공무원이 상담할 경우 신청자가 불쾌감이나 낙인감을 느끼는 경우가 다수 발생한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하여 “업무 담당자에 대한 상담과 사례 기초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급여 신청이 자신의 권리라는 인식이 부족해서 신청을 못 하는 경우도 따른다.
보고서는 “위급상황임에도 제도를 잘 몰라서 신청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저학력자, 노인, 일용근로자 중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정부가 운영 중인 희망복지지원단 같은 조직을 적극 활용해 신규 수급자를 발굴해야 한다”며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분들을 위해 적극 홍보하고 주변 지인 등을 통한 위기 상황 발굴에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번 소잃고 외양간 고치식 처방보다는 보다 근본적인 복지 페러다임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점차 힘을 얻어가고 있다. 사회복지사로 소외계층을 지원하고 있는 A씨는 "현존하는 복지제도에 너무나 많은 허점들이 존재한다. 허점이 있다는 것은 거기에 기생하는 많은 먹이사슬이 함께 공존한다는 이야기다. 이를 통한 혈세낭비도 천문학적인 금액일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직접 기본소득을 제공하는 보다 공격적인 선제복지도 얼마든지 가능한 시기"라고 주장한다.
이에 정부는 다음 달부터 가족의 사망, 소득 변동 등이 발생해 받을 수 있는 급여를 선제적으로 안내하는 '복지멤버십 서비스'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고, 고령층 등 정보 취약계층에 사전 가입을 독려할 방침이다.
또한 복지부는 다음 달 6일부터 위기가구 발굴에 활용하던 공과금 체납, 단전, 단수 등 위기 정보를 기존 34종에서 39종으로 늘릴 예정이다.
김 · 도 · 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