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 坤 · 大
“비단이 장사 왕서방 / 명월이 한테 반해서 / 비단이 팔아 모은 돈 / 퉁퉁 털어서 다 줬소 / 띵호와 띵호와 돈이가 없어도 띵호와... ”
어릴 적에 어른들이 부르던 노래를 흥얼거리곤 했다. 그 가사가 재미있어 요즘도 기억한다. 인터넷을 뒤적였더니 1938년에 나왔다고 했다. 요즘 청춘들도 알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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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뛔국의 ‘왕(王)서방’이 서울에 왔다 갔다. ‘명월이 한테 반해서’ 헬렐레하는 ‘비단이 장사’는 결코 아니다. 이름자에 쓰는 ‘의’(毅)는 ‘굳세다’ 또는 ‘잔혹하다’는 뜻을 가졌다고 했다. 뛔국의 외교부장이고 국무위원이다. 뛔국 공산당 서열은 25위 밖이라고 한다.
그래도 서울에 오기만하면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나 보다. 마치 ‘한성’(漢城)에나 행차하신 것처럼... 이 나라 외교장관과 회담에 25분씩 지각하고도 “개인 사정”과 있지도 않은 “교통 체증”으로 말막음할 수 있을 정도란다.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다. ‘촛불정권’의 실세(實勢)라는 분들이 앞 다투어 굽신에 가까운 예(禮)로서 깍듯이 모신다니...
‘왕(王)서방’은 지난해 이맘때에도 왔었다. 경상도 참외밭 근처에 양키나라에서 갖다 논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궁극적으로 치우라고 협박하기 위해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올해도 아마 그런 담화들이 오간 것 같긴 하다. 하지만 서울에 온 이유는 더 중(重)한 게 있었지 싶다.
‘왕(王)서방’이 짖었다는 몇 마디에서 숨은 그림을 찾을 수 있었다고들 했다.
“코로나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 한국을 방문한 것은 실질적인 행동을 통해 중-한 관계를 중시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이 세계에 미국만 있는 게 아니다.”
한마디로 “양키나라 편에 서면 재미없을 줄 알라!”는 우정 어린 ‘따끈한 충고(忠告)’ 아니겠는가. 이외에 무슨 말씀들이 오갔는지는 잘 알 수가 없다. 아무개 일간지는 “핵심 현안에서는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고 적었다.
그럼에도 뛔국의 ‘시(習) 따거(大哥)’께서 이 나라를 빠른 시일 내에 찾아주시길 앙망(仰望)했으며, 이 나라의 ‘우한폐렴’(武漢肺炎)만 잡히면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덕담(德談)은 오갔다고 했다. 그런데...
즈그 나라로 돌아가는 ‘왕(王)서방’에겐 예기치 않은 큰 선물이 있었단다. 아마 진정한 ‘민간 외교’란 이런 게 아닐까?
“국방부가 지난 27일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기지에 공사 자재 반입을 시도하다가 주민 저지로 장병 생필품과 폐기물 반출용 트럭만을 들여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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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王)서방’이 서울에 머무는 동안 ‘중-한 관계를 중시하는 실질적인 행동’이 몇 건 보도됐었다.
“중국은 한국발 여행객에 대한 입국 기준을 더 엄격히 따지기로 했다고 이날 공식 발표했다... 기존에는 유전자증폭(PCF) 진단검사 음성 결과서만 제출하면 됐지만, 12월 1일부터는 혈청 검사 증명서도 제출해야 한다...”
“최근 중국 회사가 해안 경계 등에 사용하는 감시 카메라를 한국군에 납품하면서 군사기밀을 몰래 빼돌리는 악성 코드를 심은 사실을...”
수 십년 전에는 ‘왕서방’이 ‘명월’이 한테 반해 헬렐레 했지만, 세월이 흘러 요즈음에는 ‘명월’이가 아닌 ‘맹월’(盲月) 무리가 ‘왕(王)서방’님들에게 설설 기다시피 한단다. 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수도 서울의 서대문구에 우뚝 서있는 ‘문 립 독’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씁쓸할 뿐이다. 두서없는 주절거림을 접으면서, 꼰대가 이르노니...
이 나라 청춘들이여!
뛔국 ‘시(習) 따거(大哥)’가 이 나라 찾아주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무리에게, 그날이 오면 ‘우한폐렴’도 잡혔을 테니 여럿이 모여 강력하게 외쳐보는 건 어떨지.
기왕이면 ‘문 립 독’ 밑에서 말이다.
“상호주의에 입각하여 종로 바닥에서 ‘혼밥’을 대접하라!”
<時節 論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