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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군장성 사망한 차량 폭발 현장 |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인근에서 발생한 차량 폭발로 장성급 고위 군 간부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러시아 당국은 이를 테러 행위로 규정하며 우크라이나를 배후로 지목, 강하게 비난했다.
현지 시간 25일,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러시아군 총참모부 주작전국 부국장인 야로슬라프 모스칼리크 중장이 모스크바 외곽 발라시하 마을에서 차량 폭발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살인과 불법 폭발물 거래 혐의로 형사 사건을 정식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예비 조사 결과 사건에 사용된 폭발물은 금속 파편으로 가득 채워진 급조폭발물(IED)로, 치명적인 피해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됐다. 소셜미디어에는 해당 폭발 순간이 담긴 영상이 빠르게 확산되며 현지와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고 있다.
크렘린궁은 곧바로 이번 사건의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궁 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키이우 정권이 지속적으로 러시아 내에서 테러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라며 “우리는 평화 회담 여부와 관계없이 이 정권의 본질을 인식하고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 역시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이 있다”고 말하며, 사실로 확인될 경우 키이우 정권의 ‘야만성’이 다시 드러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사망한 모스칼리크 중장은 러시아 군 내에서 ‘떠오르는 별’로 평가받아 왔다. 로이터 통신은 그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주요 외교·군사 협상에 여러 차례 참여했으며, 러시아군 차기 지도부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인물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군사 블로거 ‘리바르’는 그를 “가장 지적이고 까다로운 장교 중 하나”라고 평가하며, 국가국방관리센터 소장으로도 거론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최근 수년 사이 러시아 고위 인사들을 겨냥한 암살 및 테러 사건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에는 화생방 부문을 총괄하던 이고리 키릴로프 사령관이 모스크바에서 폭발 사고로 사망했으며, 그 외에도 다리야 두기나, 브라들랜 타타르스키, 스타니슬라프 르지츠키 등 러시아 군 및 친정부 인사들이 연쇄적으로 피살됐다.
러시아 내에서는 이러한 일련의 사건이 국가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와의 갈등이 군사적·정보전 차원에서 더욱 격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