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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품평회 현장에 등장한 조용원 조직비서 |
북한 김정은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조용원 노동당 조직비서가 약 두 달간의 잠행 끝에 다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선중앙통신은 27일, 평양에서 22일부터 26일까지 열린 '20개 시·군 지방공업공장 제품품평회' 소식을 전하며 조용원이 행사에 참석한 모습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사진 속 조용원은 제품 진열대 앞에서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지시를 내리는 모습을 보였다. 함께 포착된 인물로는 박태성 내각 총리, 김덕훈 당 중앙위원회 비서, 김수길 평양시당위원회 책임비서 등이 있었다.
다만, 통신은 행사 참석자들의 명단을 별도로 언급하지 않고 "당과 정부 간부들, 당 중앙위원회 일군들, 도당 책임비서들, 그리고 20개 시·군의 당·정권기관 일군들이 제품 품질을 구체적으로 료해했다"고만 전했다.
조용원은 지난 2월 28일 개풍구역 지방공업공장 및 종합봉사소 착공식 보도를 끝으로 관영 매체에서 사라졌고,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숙청이나 혁명화 교육 등의 징계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신상 변동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동향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었다.
이번 공식 석상 복귀로 조용원이 설령 징계를 받았다 하더라도 그 수위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조용원이 두 달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당 간부들의 무사안일주의에 대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혁명화 교육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그는 조용원의 직위 변동 여부에 대해 "이번 행사에서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점은 조직비서 직책과는 다소 부합하지 않는 면이 있다"며 "향후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지도 수행 여부를 통해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용원의 이번 등장은 북한 권력 내부의 미묘한 기류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