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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공개한 러시아 전투기 격추 영상 - 인터넷 캡쳐 |
우크라이나가 자국이 개발한 해상 드론으로 러시아의 수호이(Su)-30 전투기 2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해 군사 기술의 새로운 국면을 알리고 있다. 해당 주장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해상 드론으로 공중 전투기를 격추한 세계 최초의 사례가 된다.
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HUR)의 발표를 인용해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공격은 러시아 흑해 연안 항구도시 노보로시스크 인근에서 발생했으며, 해상 드론이 AIM-9 적외선 유도 미사일을 이용해 목표물을 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HUR이 공개한 영상에는 멀리서 폭발과 함께 불꽃에 휩싸인 물체가 바다로 추락하는 장면이 담겼다. 우크라이나 측은 해당 물체가 격추된 러시아 전투기이며, 두 대 중 한 대의 조종사는 민간 선박에 구조됐지만 나머지 한 명은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번 공격에 사용된 AIM-9 미사일은 미국과 캐나다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체계로, 기존에는 항공기에서 발사되는 공대공 무기로 사용되던 것이다. 이를 해상 드론에 탑재해 운용한 것은 군사 기술적 전환의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영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의 방어 역량이 세계에 다시 한번 입증됐다”며 해상 드론의 활약을 치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특히 흑해에서의 드론 활용 전략이 러시아의 해군력과 보급선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미 해상 자폭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해군함정 12척 이상을 격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러시아는 흑해함대 일부를 크림반도에서 철수시키고 본토로 이동하는 등 방어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번 해상드론 공격 주장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러시아는 2차 세계대전 전승 80주년을 맞아 5월 3일부터 사흘간의 휴전을 선언했으나,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제안한 30일 휴전안을 수용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전쟁의 양상이 전통적인 병력 중심에서 드론과 무인 전력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향후 국제 군사 전략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안·두·희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