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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찾은 김정은 |
북한 김정은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자국의 파병을 정당화하면서 한국을 향해 위협적 발언을 쏟아냈다.
이는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우크라 전쟁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시인한 것이며, 대한민국을 향한 군사적 위협까지 공개적으로 언급한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10일 북한 매체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9일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해 전승절을 축하하는 연설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신나치 격멸”로 포장하며, 자신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조약상 의무”를 공유하고 “쿠르스크 지역 해방” 명령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정은은 북한군의 파병을 비판하는 국제 여론을 겨냥해 “그들이 러시아 영토를 침공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이 없었다면, 우리의 검과 창에 무주고혼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적반하장식 발언을 내놨다.
특히 그는 “우크라이나 괴뢰들이 핵 대국의 영토에 군사행동을 벌이는 것을 방치하면, 서울의 군대도 무모한 용감성을 따라할 수 있다”며 대한민국을 겨냥한 노골적인 위협을 가했다. 이는 북한이 한국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다음 희생양’으로 상정하고 있다는 해석을 낳는다.
또한 김정은은 푸틴 대통령을 “가장 친근한 벗이자 동지”라 지칭하며 양국의 밀착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자신의 딸도 동행했으며, 북한 매체는 그를 “존경하는 자제분”, “가장 사랑하는 따님”으로 표현했다.
한편,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위원회, 최고인민회의, 내각은 러시아에 공동축하문을 보내 “싸우는 러시아, 승리하는 러시아의 곁에 항상 북한이 있을 것”이라며 전면적 지지를 표명했다.
이번 김정은의 연설은 국제 질서를 무시한 채 침략 전쟁을 미화하고, 자국의 군사개입을 정당화하며, 한국을 직접 거론해 협박하는 등 도발의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한국자유회의 최이상 기획위원은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며, “돈벌이를 위해 청년들을 죽음으로 내몰아 놓고 무슨 위대한 성전인 양 늘어놓는 꼴이 참으로 가관이다. 지난 바이든 행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이같은 사태를 초래했으니,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빨리 침략자들을 물리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