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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오는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직접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전격 발표했다.
이는 2022년 전쟁 발발 이후 두 정상이 처음으로 대면할 가능성을 여는 선언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저녁 SNS 플랫폼 엑스(X, 구 트위터)에 “나는 목요일(15일) 튀르키예에서 푸틴을 기다릴 것이다. 직접”이라며 “이번에는 러시아가 회피할 명분을 찾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내일부터 완전하고 지속적인 휴전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는 외교의 기반을 닦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날 새벽 크렘린궁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당국에 오는 15일 이스탄불에서 협상 재개를 제안한다”며 “진정한 협상과 장기 평화를 위한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양측이 모두 준수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휴전에 합의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며, 이번 회담이 단순한 전술적 휴전이 아닌 "지속 가능한 평화의 첫걸음"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양측 정상의 대화 성사 가능성이 급부상한 배경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적인 개입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본인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우크라이나는 즉시 이에 동의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압박을 가했다.
트럼프는 “푸틴은 휴전 협정에 반드시 응할 인물은 아닐 수 있지만, 그가 이스탄불에서 ‘대학살을 멈출 수 있는지’ 협상하겠다고 나선 이상, 우크라이나는 이 기회를 거절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자신의 주요 외교 성과로 삼고자 하는 의지를 반복적으로 밝혀온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당일 오전까지만 해도 “러시아와의 대화는 무조건적 휴전이 선행돼야만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의 메시지 직후 저녁 입장을 바꿔 회담 수용을 공식화한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국제적 압박과 전황 교착 속에서 협상의 문을 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튀르키예에서의 정상회담이 실질적 진전을 이룬다면 전쟁 발발 이후 최대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한편 튀르키예 외무부는 이날 양측 모두로부터 이스탄불 회담 장소 관련 실무 논의 요청을 받았으며, “중립적이고 안전한 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담 성사 여부와 그 결과는 향후 유럽 안보지형과 글로벌 정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