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르포] 유엔, 한국인 억류자 강제 실종 규정
  • - WGEID 북한에 정보 요청 서한, 134차 회기 보고서 공개
    - 억류자 문제, 국제법적 책임을 묻는 수순으로 진전

  • 유엔이 최근 북한에 억류 중인 최춘길 선교사와 강제 북송된 김철옥 탈북민을 '강제 실종'으로 판단하고 정보 요청 서한을 보낸 사실이 공개됐습니다. 이번 발표는 유엔이라는 국제기구가 북한에 의한 인권 침해를 명확히 '강제 실종'으로 규정한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유엔 산하 강제·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WGEID)은 최근 온라인에 공개한 제134차 회기(2024년 9월 15~25일) 보고서를 통해 북한 당국의 구금 사례 16건에 대해 정보를 요청하는 서한을 북한 측에 발송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이 그간 부정해왔던 자국 내 억류자 문제에 대해, 국제법적 책임을 묻는 수순으로 국제사회가 나아갔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큽니다. 이 가운데 중국 단둥을 기반으로 탈북민 등에 구호·선교활동을 펼치다 2014년 12월 북한 당국에 체포된 최춘길씨와 2023년 10월 중국에서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탈북민 김철옥씨 사건이 포함됐는데요.

    그 외 최춘길씨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억류되었던 김정욱 선교사와 김국기 선교사들은 올해로 구금 10년을 넘겼고, 2015년경 무기노동교화형이 확정된 이후 생사조차 알려지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북한은 오늘 유엔의 강제실종실무그룹이 북한에 공개 촉구한 억류자 문제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이번에 유엔의 공개로 지적한 최춘길 선교사와 김철옥 씨는 어떤 사례로 강제실종에 해당하는가요?

    - 먼저 최춘길 선교사는 2014년 체포된 뒤 2015년 무기노동교화형이 선고됐지만, 이후 생사나 수감 장소 등 그 어떤 정보도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북한 당국이 공개한 기자회견장에서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난 후 모든 소식이 단절된 상태이구요.

    탈북민인 김철옥 씨는 중국에서 체포된 뒤 북한으로 강제 송환됐고, 그 이후 행방이 묘연합니다. 이번 공개 질의서에는 "2023년 4월 5일 중국 지린성 창춘 더후이에 있는 미샤즈 휴게소에서 창바이 공안국 직원들에 의해 임의로 구금된 것으로 추정되며, 2023년 10월 중국 당국에 의해 강제로 북한으로 송환됐다"고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체포되어 북한으로 강제송환된 수많은 사건 중의 하나라고 보시면 됩니다.

    강제북송 피해자인 김철옥씨 가족의 호소
    강제북송 피해자인 김철옥씨 가족의 호소

    두 사례 모두 북한의 기관에 의해 임의로 구금된 뒤 외부와의 모든 연락이 차단된 전형적인 강제 실종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2. 북한은 이와 같은 국제적 문제 제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 북한은 이번 강제·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WGEID)의 서한에도 응답하지 않았고, 기존 유엔의 임의구금실무그룹(WGAD) 결정을 포함해 일관되게 무시하거나 '음해'라고 반발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는 유엔 회원국으로서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며, 국제사회의 압력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고 하겠습니다.

    3. 중국의 역할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김철옥 씨의 사례처럼 강제 송환은 국제법 위반 아닌가요?

    - 예, 명백한 국제법 위반 사례입니다. 특히 탈북민을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행위는 '강제송환금지원칙(Non-refoulement)'을 위반하는 것입니다. 유엔 고문방지협약, 난민협약 등을 위반한 중대한 인권 침해이기도 하구요. 중국 역시 국제사회의 일원이고 안보리상임이사국에 G 2 국가 중 하나인데 이 같은 난민협약과 인권 침해 행위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4. 한국 정부도 이 문제에 대해 줄곧 노력을 해 온 것으로 아는데요. 앞으로도 많은 역할이 있어야 하겠는데요.

    - 그렇습니다. 한국 정부는 억류자와 강제송환 피해자의 생사 확인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유엔과 협력해 국제사회의 공조를 강화하고, 중국과 북한에 대해 외교적·법적 대응을 공식적으로 요구해야 하는 것이죠. 단순한 인도주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권과 인권을 지키는 국가의 책무라는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구명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강제북송 피해자 가족들
    강제북송 피해자 가족들

    5. 피해자 가족들의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요. 영국에 정착한 가족들이 적극 나서고 있다구요.

    -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김철옥씨의 누이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영국에 거주하는 누이가 영국 런던 주영 북한 대사관 앞에서 동생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라고 촉구하는 시위를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이고, 국제사회는 결코 이런 인권 침해를 잊지 않도록 저희같은 인권단체들이 노력을 해야 합니다. 또한 시민사회와 언론, 정부가 함께 목소리를 내야만 강제 실종이라는 최악의 인권 범죄에 맞설 수 있는 것이죠.

    힘겹게 가족의 생사만이라도 알고 싶어하는 피해 가족들에게 꼭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
  • 글쓴날 : [25-05-13 07:12]
    • 리베르타임즈 기자[libertimes.k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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