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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단 알렉산더 석방 기다리는 이스라엘 시민들 |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의해 납치됐던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 병사 에단 알렉산더(21)가 584일 만에 전격 석방됐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 석방이 "군사력과 외교력의 승리"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입을 직접 언급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후 7시(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국제적십자사(ICRC)의 중재로 알렉산더가 안전하게 인계되었다”고 발표했다.
알렉산더는 이스라엘군 특수부대의 호위를 받으며 남부 진지로 이송된 뒤 가족과 감격적인 재회를 가졌고, 곧바로 텔아비브의 병원으로 옮겨져 건강검진을 받았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그의 귀환은 우리 모두에게 희망을 주며, 여전히 억류된 58명의 인질을 구출하겠다는 우리의 결의를 더욱 다지게 한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긴급 발표에서 “이번 인질 석방은 우리의 군사적 압박과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설득이 합쳐져 이루어낸 결과”라며 “이는 우리가 전쟁 목표인 하마스 소탕과 모든 인질의 귀환을 위해 얼마나 집요하게 협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를 통해 전면적인 인질 석방과 전쟁 종결을 위한 공조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하마스 측도 알렉산더 석방의 배경에 미국과의 직접 접촉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하마스 무장조직 알카삼여단은 성명에서 “미국 시민권을 가진 시온주의 군인을 미국 정부와의 접촉 끝에 석방했다”며 “지속가능한 휴전을 위한 포괄적 합의를 위한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네타냐후에게 외교적 영향력을 행사해주길 바란다”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이번 석방은 지난 1~2월 진행된 인질-수감자 교환 협정 이후 약 3개월 만에 이뤄진 첫 사례다. 그러나 3월 이후 휴전 협상이 결렬되고 이스라엘이 다시 공격을 재개하면서 인질 협상도 중단된 바 있다.
알렉산더는 하마스의 2023년 10월 7일 기습공격 당시 가자지구 국경 인근에서 복무하던 이스라엘군 병사로, 251명의 납치자 중 하나였다. 그는 미국 뉴저지 출신으로, 현재까지 생존해 있는 마지막 미국인 인질로 알려져 있었다.
하마스 정치국의 칼릴 알하야는 전날 “미국과의 접촉을 통해 알렉산더 석방을 결정했다”며 인도적 조치의 성격을 부각했다. 하지만 하마스 측은 이번 조치를 지속적인 휴전 협상과 가자지구 재건을 위한 국제 협력으로 이어가길 바란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한편, 이스라엘 당국은 “여전히 생존 중일 가능성이 있는 인질 20명을 포함해 58명이 가자에 남아 있다”며 향후 군사작전과 협상을 병행할 방침이다.
이번 석방을 계기로 미·이스라엘의 연계 압박 외교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으며,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이 새로운 전기를 맞을지 관심이 쏠린다.
안·두·희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