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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 FBI 국장이 올렸다가 지운 사진과 해명 글 - 인터넷 캡쳐 |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지낸 제임스 코미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숫자 ‘8647’ 사진이 트럼프 대통령 암살을 암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미 국토안보부(DHS)와 비밀경호국(USSS)은 해당 게시물에 대해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 “불명예 퇴진한 코미 전 FBI 국장이 조금 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암살을 선동했다”며, “국토안보부와 비밀경호국이 이 위협을 심각하게 보고 조사 중이며, 법적 대응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논란의 발단은 코미 전 국장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이다. 사진에는 해변 산책 중 조개껍질들이 ‘86 47’ 형태로 놓인 모습이 담겼고, 코미는 여기에 “멋진 조개 배치”라는 짧은 설명을 덧붙였다. 하지만 트럼프 지지자들과 측근들은 즉각 반발했다.
숫자 ‘86’은 미국 속어에서 “제거하다” 또는 “죽이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으며, ‘47’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47대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그를 지칭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이것은 의심의 여지 없이 우리 아버지를 제거하자는 메시지”라고 비난했고,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도 “테러 선동에 해당할 수 있다”고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캐시 파텔 FBI 국장은 “사안의 민감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비밀경호국에 모든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며 수사 협조를 약속했다.
한편, 코미 전 국장은 곧바로 게시물을 삭제하고 해명에 나섰다. 그는 “오늘 산책 중 조개 사진을 게시했지만, 일부가 이를 폭력과 연결짓는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나는 어떤 폭력도 반대하며, 그런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가 “정치적 메시지라고 여겼다”는 발언을 덧붙이면서 단순한 해변 사진이 아닌 정치적 풍자 의도는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는 “트럼프 정권에 대한 비판적 표현”으로 받아들여지나, 실제로 물리적 폭력을 조장했는지는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코미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3년부터 FBI 국장을 맡았으며, 트럼프 대통령 집권 초기였던 2017년 러시아 스캔들 수사 도중 해임된 바 있다. 이후 회고록 출간과 함께 범죄소설 작가로 전향해 활동해왔으며, 최근에는 신작 소설 《FDR 드라이브》 홍보를 진행 중이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번 사건은 단순 해프닝이 아니라 정치 보복을 넘어선 직접적인 위협”이라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내 정치적 양극화가 극단적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 사안은 대선을 앞두고 또 다른 정치 폭풍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안·두·희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