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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현충원 영웅 묘지를 청소하고 있는 유족 회원들 - 625 유족회 제공 |
6.25전쟁 당시 인민군에 포로로 붙잡힌 뒤 끝내 귀환하지 못했던 국군포로 유자녀들의 단체인 '사단법인 6.25국군포로유족회(이사장 박미옥)' 회원들이 지난 17일 대전 현충원을 찾아 순국 선열들의 묘역을 정성껏 청소하며 묵묵히 나라사랑을 실천했다.
이들은 북한 땅에서 태어나 원치 않은 억류 생활을 이어가야 했던 아버지들의 이름을 가슴에 새기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책임과 사명을 실천하기 위해 이번 봉사 활동을 자발적으로 기획했다.
기존의 한국 국민들도 쉽게 나서기 어려운 엄숙한 공간에서, 유자녀들은 무릎을 꿇고 비석 하나하나를 닦으며 “이 나라를 지킨 분들께 자식된 마음으로 보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봉사에 참여한 한 유자녀는 “아버지는 억울하게 북한에서 생을 마감했지만, 우리가 이렇게라도 대한민국을 지키는 일에 함께하고 싶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다른 참가자는 “국군포로 가족이라는 이유로 북한에서 평생 감시받으며 살아야 했지만, 이제는 자유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그 이름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의 조용한 헌신은 단순한 묘역 정화 활동 그 이상의 울림을 준다.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이 잊어선 안 될 역사적 책임, 그리고 분단의 그늘 속에서도 꺾이지 않았던 국군포로 가족들의 의연한 삶을 다시금 일깨운다.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 국군포로 유자녀들은 ‘나라를 지킨 영웅의 자녀’로서, 그리고 ‘잊힌 역사를 일깨우는 증인’으로서 자랑스러운 한 걸음을 내디뎠다. 그들의 행동은 단순한 감사나 위로를 넘어, 대한민국 모두가 반드시 기억하고 존경해야 할 헌신의 본보기였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잊지 않겠습니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