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르포] 유엔총회, ‘북한인권 고위급회의’ 개최
  • - 유엔의 전체 회원국 참여, 시민사회와 전문가 함께 인식 공유
    - ‘피해자 중심 접근’과 ‘시민사회의 역할 강화’에 기여 예상

  • 유엔에서 다음 주 특별한 회의가 개최됩니다. 바로 오는 20일, 유엔총회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북한인권 고위급회의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는 지난해 12월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북한인권 결의에 따라 추진되는 행사로, 북한의 구조적 인권침해 문제를 국제사회가 정례적으로 다룰 수 있는 첫 제도적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필레몬 양 유엔총회 의장은 회의 공지 서한에서 작년 12월 채택된 유엔총회 북한인권 결의에 따라 뉴욕 총회장에서 이번 회의를 연다고 밝혔구요. 유엔총회의 북한인권 결의에는 북한인권 관련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을 참여시킨 가운데 고위급 회의를 개최해달라고 유엔총회 의장에게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유엔총회가 주최하는 북한인권 고위급회의는 이번이 처음으로, 2014년 9월 유엔총회 기간 북한인권 고위급회의가 열린 적이 있지만, 당시엔 한미 정부와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개최했었습니다.

    북한은 오늘 이 시간 이번 유엔총회 북한인권회의의와 향후 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겠습니다.

    1. 이번 유엔총회 주최 북한인권 고위급회의가 왜 중요한가요?

    - 유엔총회가 북한인권 문제를 정식으로 다루는 고위급 회의를 처음 주최한다는 점에서 역사적입니다. 그간 북한인권에 대한 논의는 유엔인권이사회나 일부 국가 주도로 진행됐지만, 이제는 유엔의 핵심 기구인 총회 차원에서 공론화의 장이 열린 겁니다. 이는 북한 인권문제를 국제적인 보편 가치의 문제로 격상시키는 중대한 진전이라고 하겠습니다.

    2. 이번 회의가 이전의 회의들과 다른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 앞서 말씀드린대로 2014년에도 고위급회의가 있었지만, 당시에는 한미 정부와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공동으로 주최했습니다. 이번에는 유엔의 전체 회원국을 아우르는 유엔총회가 직접 주최하고, 시민사회와 전문가도 공식적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이는 ‘피해자 중심 접근’과 ‘시민사회의 역할 강화’라는 국제 인권 논의의 흐름을 반영한 결정으로 보여 이전 회의와는 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유엔인권이사회 회의 모습
    유엔인권이사회 회의 모습

    또한 유엔의 북한인권 프로세스, 다시말해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일련이 과정들이 보다 보편적이고 구체적이며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반증으로도 보여집니다.

    3. 한국 정부의 참여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한국의 정치상황으로 봐서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습니다만, 우려 또한 큽니다. 한국은 납북자, 억류자, 국군포로 문제 등 북한 인권 문제의 당사국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교부가 ‘검토 중’이라는 말만 반복하는 것은 유엔 결의안 공동제안국으로서의 책임과 국제적 명분을 스스로 훼손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만약 정치적 고려가 사실이라면, 그것이야말로 북한인권 문제를 ‘정치화’시키는 것입니다. 북한 주민의 생명권, 표현의 자유, 억류 피해자의 송환은 정권의 이해득실을 넘어선 보편적 인권의 문제입니다. 정부가 유엔총회 회의 참석을 주저한다면, 오히려 국민과 국제사회의 질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어떤 성격의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인류 보편적 가치인 인권의 문제에 있어서는 정치적 판단을 최소화하는 것이 국제사회의 큰 흐름입니다. 아울러 국제사회는 한국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고, 그 기대를 저버리면 외교적 신뢰에도 타격이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4. 북한은 이번 국제회의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라 보시는지요?

    - 북한은 늘 그렇듯 ‘내정 간섭’이나 ‘적대 행위’로 규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러시아나 중국 등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구요. 그러나 중요한 건 북한의 반발이 아니라 피해자의 목소리를 국제사회가 어떻게 제도화해 나갈 것인가입니다.

    유엔에서 발언하고 있는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성의 이사장
    유엔에서 발언하고 있는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성의 이사장

    북한에 억류된 억류자나 탈북자들의 인권이 외면당하지 않도록, 국제사회는 이같은 회의를 더욱 정례화하고 구속력 있는 조치로 발전시켜야 할 것입니다.

    5. 이번 회의 이후 국제사회와 한국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우선은 이번 회의가 정례 회의로 자리잡도록 제도화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한국 정부는 당사국으로서 적극적인 참여와 외교적 리더십을 보여야 하는 것이구요.

    마지막으로, 납북자 가족, 국군포로 유족, 억류자 가족 등 피해자들과의 연대를 강화하는 시민사회의 역할, 인권단체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합니다. 이번 회의가 북한인권 개선의 전환점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
  • 글쓴날 : [25-05-19 08:01]
    • 리베르타임즈 기자[libertimes.k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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