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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과 회동하고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 및 레오 14세 교황과 잇따라 회동하며, 전쟁 종식을 위한 다자 외교전에 나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은 이날 오후 로마 주재 미국 대사관저에서 회담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는 마크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오는 19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전화 통화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는 AFP에 "양측은 전선 상황과 더불어 월요일에 있을 미-러 정상 간 대화의 전략적 준비사항을 논의했고, 휴전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도 검토했다"고 전했다.
밴스 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 레오 14세 교황 즉위 미사에서도 조우해 짧은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되었다.
이는 지난 2월 말 워싱턴 D.C.에서 있었던 미·우크라이나 회담에서 양측이 고성을 주고받은 이후 첫 대면으로, 이스탄불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대면 협상이 진행된 지 불과 이틀 만에 이뤄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같은 날 바티칸에서 레오 14세 교황과도 별도로 회동하며, 성좌의 중재 역할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SNS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전 세계 수억 명에게 교황은 평화의 상징”이라며 “성좌의 권위와 목소리는 전쟁 종식에 중대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바티칸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직접 협상의 무대를 마련하려는 의지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우리는 실질적인 성과를 위한 모든 형식의 대화에 준비되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우리를 위한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지지하는 분명한 메시지에 감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2일 교황과의 통화에서 바티칸 방문을 요청한 바 있으며, 이번 회동은 이를 뒤잇는 외교적 행보로 해석된다.
러시아와의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과 교황청을 중심으로 한 평화 중재와 외교적 해법 모색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안·두·희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