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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포장마차에서 쓰러져 있는 시민의 모습 - 독자 제공 |
중국 주요 도시에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묻지마 사회보복'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당국이 사건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는 정황이 드러나며 중국 사회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15일 베이징 하이뎬구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는 차량이 갑자기 인도를 덮쳐 보행자 4명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사건은 즉시 SNS와 일부 언론을 통해 확산됐지만, 주요 포털인 넷이즈(NetEase)에 게시된 관련 뉴스는 삭제되었으며, 당국은 "운전자는 통제 중"이라는 간단한 입장만을 밝히고 사건의 동기나 성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다.
같은 날 광저우 남역에서도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35세의 남성이 대낮에 과도를 들고 무고한 시민을 공격해 1명이 다쳤으며,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 사건 역시 범행 동기 등에 대한 설명은 없이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발표만 나왔다.
하지만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했다. 18일 밤, 우한시 충런제 일대의 한 야외 바비큐 포장마차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졌으며, 최소 2명이 사망하고 1명 이상이 중태에 빠졌다는 소식이 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사건 당시 촬영된 영상에는 피투성이가 된 피해자들이 의자에 앉은 채 의식을 잃거나 바닥에 쓰러져 있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목격자들은 범인이 최소 4발의 총을 발사했으며, 그 중 한 피해자는 머리에 총을 맞고 즉사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사건 발생 이틀이 지난 현재까지도 중국 현지 경찰은 공식적인 브리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국 전역에서 이처럼 무차별적이고 동기가 불분명한 폭력 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하자, 일각에서는 극심한 사회적 불만이나 개인적 고립감이 폭력으로 표출되는 일종의 ‘사회보복 범죄’ 양상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이 사건의 성격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언론 통제를 강화하고 있어 시민들의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또다시 '고의가 아닌 사고'로 처리될 것", "무슨 일이 있어도 사건을 감추는 게 우선"이라는 냉소적인 반응과 함께, 실질적인 치안 대책 마련과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다수의 대도시에서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사건들이 모두 개인적인 정신질환이나 우발적 사고로만 치부되기에는 그 양상과 시기가 공교롭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사회 내에 감춰진 불안과 분노가 임계점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