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뉴욕총영사관 재외투표소 입구 |
미주 지역을 비롯한 중남미 각지에서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선거 재외투표가 20일(현지시간) 일제히 시작됐다.
워싱턴DC,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등 주요 도시의 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재외국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미주 지역 재외선거인 등록자는 총 7만5,607명. 그 중 미국에 거주하는 유권자는 5만1,885명으로, 가장 많은 등록 인원이 몰린 LA에서는 1만341명이 유권자 등록을 마쳤다. 이날부터 오는 25일까지 미주 각지의 재외공관 및 한인회관 등에서 순차적으로 투표가 진행된다.
재외국민 유권자들은 이번 투표가 유독 남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의 정치적 혼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잇따른 대통령 탄핵 사태 등으로 불안정했던 국정 상황을 목격하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투표소를 찾았다는 것이 공통된 목소리다.
LA총영사관 인근 투표소를 찾은 정재호(44) 씨는 “대통령 탄핵이 벌써 두 번째다. 나라가 이대로 무너져선 안 된다는 생각에 가족과 함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UCLA 방문연구원으로 체류 중이며, “국민들의 뜻이 정치에 반영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미 동부에서는 워싱턴DC 인근 코리안커뮤니티센터에 설치된 투표소에서도 투표 행렬이 이어졌다. 조현동 주미대사는 현장을 방문해 “재외국민의 한 표가 정책에 반영되는 중요한 통로가 바로 재외투표”라며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
미국 LA에서 시작된 제21대 대선 재외투표 |
뉴욕 맨해튼 총영사관과 뉴저지 투표소에는 직장인들이 출근 전 아침 일찍 투표를 마쳤고, 교민 밀집지역인 퀸스와 뉴저지 투표소 개장일인 22일 이후 본격적인 참여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애틀랜타 등 주요 도시뿐만 아니라 멕시코, 브라질, 칠레, 아르헨티나, 페루 등 중남미 지역에서도 동시에 투표가 시작됐다. 허태완 주멕시코대사는 “이번 투표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현지 교민들의 참여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특히, 쿠바 등 올해 처음으로 투표소가 설치된 지역에서도 재외유권자들이 소중한 권리를 행사할 준비를 마쳤다.
정치적 혼란 속에서 탄생한 ‘두 번째 조기 대선’. 미주 지역 재외국민들은 이번 투표가 혼란의 역사를 끝내고, 국민 통합과 안정적 국정운영을 이끌 지도자를 선택하는 전환점이 되길 바라고 있다.
차·일·혁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