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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추모 포스터 - 독자 제공 |
천안문 학살 36주년을 맞아 대만에서 대규모 추모 행사가 열리며, 중국 공산당의 잔혹한 본질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6·4’로 불리는 이 사건은 1989년 중국 베이징의 천안문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한 시민과 학생들을 향한 군의 무력 진압으로 수많은 사상자를 낳은 현대사의 비극이다. 오늘날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는 철저히 금기시된 이 사건의 기억이 대만에서는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화인민주서원은 ‘6·4’ 추모를 맞아 타이베이 자유광장에서 만찬을 겸한 추모식을 개최하고, 중정기념당에서는 천안문 사태 당시의 사진을 모은 인권 사진전을 열었다. 이 행사에는 6·4 생존자이자 예술가인 옌커프와 전 중국 정법대 교수 우런화가 초청되어 증언을 통해 역사적 진실을 전했다.
옌커프는 1989년 당시 천안문 광장 내 학생 물자 보관소에서 활동했으며, 베이징 시민들의 뜨거운 연대와 민주 여신상 건립의 현장을 몸소 경험한 인물이다.
그는 “자유는 무거운 것”이라며, “당시 죽어간 이들과 그 유가족, 특히 ‘천안문 어머니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망각에 빠지는 것은 배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의 본질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으며, 가짜 화려함 뒤에 숨은 그 실체를 대만 사회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우런화 전 교수는 천안문 사태를 “세계가 주목한 인권 참사”라고 규정하며, 중국 내에서는 그 진실을 언급하는 것조차 탄압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제자 푸즈창이 6·4 추모 활동으로 인해 실형을 선고받고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했으며, 상하이의 왕먀오근 노동 운동가가 평결을 요구한 끝에 정신병원에 수감되었다는 사례도 소개했다.
우런화는 “6·4는 중공이 민주를 어떻게 짓밟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라며, “대만 민주주의에 가장 위협적인 요소는 다름 아닌 중국 공산당 정권”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대만이 화인 세계에서 유일하게 6·4를 공개적으로 기릴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기억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언젠가 잊힐 것”이라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대만 시민단체뿐 아니라 대만 내 홍콩·티베트 인권운동가들도 연대에 동참해 전체주의와 국경을 초월한 탄압에 맞서는 뜻을 함께했다. 홍콩에서 수년간 개최된 ‘빅토리아 공원 촛불집회’가 《홍콩 국가보안법》으로 금지되고 관련 인사들이 구금된 상황에서, 대만은 그 기억을 지켜내는 최후의 보루가 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의 의미는 더욱 깊다.
6·4 추모는 단지 과거의 고통을 기리는 것을 넘어, 중국 공산당의 통제와 억압에 맞서 자유와 인권을 지키기 위한 국제적 연대의 목소리로 확산되고 있다.
대만에서 울려 퍼진 이 경고는, 자유를 향한 기억이야말로 전체주의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방패임을 다시금 상기시켜주고 있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