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전역서 임금 체불 잇따라.. 위기 고조
  • - 교사·간호사·환경미화원까지 "살기 위한 외침" 확산
  • 시위에 나선 중국 노동자들  독자 제공
    시위에 나선 중국 노동자들 - 독자 제공

    중국 전역에서 건설 노동자, 교사, 의료진, 환경미화원 등 기층 노동자들이 잇따라 임금 체불 사태를 겪으며 집단 항의에 나서고 있다.

    지방정부의 재정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주민들에게 각종 비용을 강제 징수하거나 협박성 조치를 예고하는 사례까지 발생해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 5일을 전후해 저장성, 산둥성, 산시성, 장쑤성, 쓰촨성, 헤이룽장성 등 중국 각지에서 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항의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특히 공공부문과 관련된 교사, 간호사, 환경미화원까지 생계 위협을 호소하고 나서며, “중국의 사회 안정 기반이 붕괴 중”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6개월째 임금 없어…매달 빚내 생활”

    산둥성 짜오좡시의 외부 교사 다수는 최대 6개월간 월급을 받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매달 3000위안 남짓 받는 임금으로는 살 수 없어 계속 빚을 내고 있다"고 호소했다.

    산시성의 한 교사는 학교 측이 2021년 이후 지급된 연말 보너스와 방과후 활동비까지 회수하려 한다며 “존엄조차 무너졌다”고 온라인에 글을 남겼다.

    간쑤성의 한 국영병원 간호사는 “월급이 1300위안에 불과하고, 성과급은 4개월째 체불 상태”라며 “의료진이 굶고 있다”고 토로했다. 장시성의 환경미화원은 “하루 10시간 넘게 일해도 월급은 1400위안”이라며 “다음 생엔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지 않다”고 절규했다.

    임금 요구 항의 전국으로 확산

    저장성 둥양시의 택배노동자, 장쑤성 하이먼시의 자수공장 노동자, 쓰촨 수이닝의 쇼핑몰 경비원 등 민간 영역에서도 항의가 확산됐다. 이들은 업체 도산이나 고의적 미지급을 이유로 줄줄이 체불 피해를 입고 있으며, 일부는 공장주나 중개인의 도주로 피해보상조차 요원한 상황이다.

    헤이룽장성 치타이허시에서는 국영기업에서 퇴직한 직원들이 3개월 치 사회보험과 의료보험이 지급되지 않았다며 단체로 거리로 나섰다.

    “납부 안 하면 차량 잠금”…강제 징수 논란

    지방정부의 과도한 비용 징수도 파문을 일으켰다. 저장성 진화시 융캉시 구산진의 한 마을은 주민들에게 위생관리비와 주차비를 부과하며 납부 거부 시 차량을 잠그고, 자물쇠를 푸는 사람은 ‘공공기물 파손’으로 처리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현지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했고, 정부는 뒤늦게 조사를 약속했다.

    전문가 “‘안정적 계층’ 붕괴…체제 내부가 무너지는 중”

    구이저우대의 퇴직 교수 장 모씨는 “지방정부의 채무가 폭증한 가운데, 중앙정부의 긴축 정책까지 겹치면서 사회의 근간을 떠받치던 ‘안정적 직종’들이 붕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에는 농민공만 문제가 됐지만, 이제는 교사, 간호사, 환경미화원까지 생존을 위해 울부짖는 현실”이라며 “조용히 살려는 사람들을 ‘난동꾼’으로 몰아붙이는 사회는 더 이상 건강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중국 공산당이 강조해온 ‘사회 안정’의 기초가 무너지고 있는 현실은, 체제의 내구성을 근본부터 재점검해야 할 시점임을 시사하고 있다.

    장·춘 <취재기자>
  • 글쓴날 : [25-05-23 14:06]
    • 장춘 기자[libertimes.k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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