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르포] 런던을 뒤흔든 "쏘니의 날"
  • - “우리는 유럽 챔피언이다!” 북런던 거리에서 외친 수만 팬들의 함성
  • 카프레이드를 벌이고 있는 토트넘 선수들
    카프레이드를 벌이고 있는 토트넘 선수들

    “쏘니가 해냈다! 진짜 해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저녁, 영국 런던 북부는 뜨거운 환희와 함성으로 뒤덮였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기념한 토트넘 홋스퍼의 ‘승리 퍼레이드’가 펼쳐지며, 팬들은 17년 무관의 한을 씻은 기쁨에 도취됐다. 그리고 그 중심엔, 단연 '캡틴 쏘니' 손흥민이 있었다.

    “10년간 믿어준 팬들에게 보답합니다”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앞 특설무대에 선 손흥민은 벅찬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채, 팬들에게 외쳤다. “10년입니다, 여러분! 첫날부터 말해 왔죠. 정말 사랑합니다! 우리가 유로파 리그 우승했어요!”

    순식간에 터진 환호는 북런던을 흔들었다. 수만 명의 팬들이 "쏘니! 쏘니!"를 외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손흥민은 지붕 없는 오픈탑 버스를 타고 동료들과 함께 3km 구간의 개선 행진에 나섰고, 트로피를 높이 들어 올릴 때마다 팬들의 함성은 더욱 커졌다.

    영국 PA통신은 이날 거리로 나온 인파를 약 15만 명으로 추산했다. 경기장 앞에서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 있던 팬들 대부분은 "쏘니가 이 순간을 위해 얼마나 기다렸는지 안다"며 그에게 진심 어린 찬사를 보냈다.

    41년 만의 유럽 트로피…“쏘니는 토트넘의 영웅”

    1984년 UEFA컵 이후 유럽클럽대항전 우승은 41년 만, 공식 대회 우승은 2008년 리그컵 이후 17년 만이다. 팬들에게 이번 유로파리그 우승은 단순한 트로피가 아닌, 역사적 구원의 순간이었다.

    우승컵을 치켜 올리고 있는 손흥민 선수
    우승컵을 치켜 올리고 있는 손흥민 선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무대 위에서 손흥민을 가장 먼저 호명하며 “전설 손흥민이 이끌었다”고 칭송했고, 선수들과 팬들은 일제히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현장에서 만난 팬 매슈 홀든은 “손흥민은 전 세계 어디서든 레전드다. 당연히 동상을 세워야 하고, 구장 벽에 새겨야 한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의 옆에 있던 존 홀든 씨는 “손흥민이 평생 이곳에서 뛰었으면 좋겠다. 우리에겐 그가 자랑”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팬들도 함께한 ‘쏘니의 날’

    이날 퍼레이드에는 한국 팬들도 대거 참여해 응원의 목소리를 보탰다. 런던 외곽에서 달려온 유학생 김록수 씨는 “손흥민 선수가 있어 이 도시가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프로 데뷔 14년 만에 첫 공식 우승컵을 들었다. 한국 축구계에선 그의 유로파 우승을 ‘국보급 스타의 역사적 결실’로 평가하고 있다.

    “손흥민, 토트넘의 심장…그리고 우리의 전설”

    마지막 순간, 트로피를 들고 함성 속에 미소 짓는 손흥민의 얼굴에는 오랜 기다림과 고통을 이겨낸 승리의 감정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토트넘 응원가 ‘Glory Glory Tottenham Hotspur’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팬들의 외침은 하나로 모였다. “Come on you Spurs! Come on, Sonny!”

    이날 북런던은 단순한 우승 축제를 넘어, 한 명의 선수와 수십만 팬이 함께 써내려간 ‘전설의 하루’를 기념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손흥민이 있었다.

    조·한·석 <취재기자>
  • 글쓴날 : [25-05-24 08:07]
    • 조한석 기자[hansuk105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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