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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장거리포ㆍ미사일 훈련지도 |
미국 국방정보국(DIA)은 최근 제출한 2025년 세계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북한이 수십 년 사이 전략적으로 가장 유리한 위치에 도달했다”고 평가하며, 북한의 대미 위협 수준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핵무기 고도화, 미사일 기술 확산, 사이버전 능력 증대,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안보 지형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전통 무기뿐 아니라 생물학·화학무기, 핵무기를 갖춘 전방위 전력으로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지속 강화 중이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권 안정성과 자신감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DIA는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 전장에 파병된 북한 특수작전군에 주목하며 “이들은 높은 수준의 훈련과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한국 침투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은 이들의 실전 경험을 향후 대남 전략 훈련에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WMD 고도화·핵실험 재개 가능성도 경고
보고서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이 지속되고 있으며, 특히 미사일 기술의 경우 중국·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필요한 물자를 불법 조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 미사일을 사용한 사례를 언급하며, 북한의 무기 수출 확대 가능성도 제기됐다.
북한은 이미 핵실험장을 복구해 놓았으며, 언제든지 7차 핵실험을 감행할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무기 부문에서도 신경작용제, 수포작용제 등 치명적인 무기 보유가 거의 확실시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러시아와 전략적 거래…중국 견제 목적도
북한의 군사·기술적 우위는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 덕분이라는 분석도 제시됐다. DIA는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과 무기를 제공한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SA-22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과 전자전 장비 등을 지원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또한 이 같은 협력이 단순한 전술적 연합을 넘어, 북한이 중국의 영향력을 일정 부분 견제하기 위한 전략적 계산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았다.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 4개국 간 협력은 향후 국제 제재 회피 및 지역 분쟁 개입 과정에서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DIA는 이들 국가 간 협력이 “다자적 연합보다는 양자 간 거래 중심”이며, 각국은 관계의 속도와 기밀성을 우선시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ICBM, 향후 50기까지 증가 가능성”
DIA는 별도로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보유량이 향후 10년 안에 최대 50기에 이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미 미국 전역을 타격 가능한 미사일 시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만큼, 북한의 핵 투발 수단은 더욱 정교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의 사이버전 능력도 점차 범위를 넓히고 있다. 보고서는 “북한은 암호화폐 탈취, 사이버 스파이 활동을 통해 방위산업체, 외교·안보 관계자를 공격하고 있으며, 범죄 네트워크와도 상시 협력 중”이라고 전했다.
미 정보당국의 이번 보고서는 북한의 전방위적 위협이 과거 어느 때보다 복합적이고 실질적이라는 점을 재확인시키며, 향후 미국과 동맹국의 대응 전략 강화가 불가피함을 시사하고 있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