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여사에 대해 한 발언을 두고, 노동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30일 각각 논평을 내고 유 작가의 발언을 “계급적·성차별적이며 학력 차별적 인식을 드러낸 망언”이라며 강력히 비판하고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논란이 된 발언은 유시민 작가가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대학생 출신 노동자와 ‘찐 노동자’가 결혼한 것이고, 본인과 균형이 맞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남자와의 혼인을 통해 고양되었다고 느꼈을 것”이라며 설 여사를 두고 “지금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발언한 데서 비롯됐다.

이에 한국노총은 “대통령 후보 배우자의 자리는 분명 무거운 자리이나, 그것이 전자부품회사 노조위원장 출신이 감당할 수 없는 자리라고 판단하는 것은 편협한 비하”라며 “이는 명백한 계급적, 성차별적 발언으로 엘리트주의에 찌든 시각이자, 학력으로 사람을 재단하는 구태의연한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노총은 “과거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을 고졸 출신이라고 조롱했던 이들과 다를 게 무엇이냐”며 “이번 발언은 설난영 씨 개인을 넘어서, 가정 형편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거나 가족을 위해 희생했던 수많은 시민들에게 모욕감을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또한 “저학력 노동자는 고학력자에 비해 열등하다는 전제를 깔고 한 발언으로, 유시민 작가는 물론 해당 발언을 방송한 제작진도 책임이 있다”며 “이는 여성과 노동자, 그리고 학력 차이를 비하하는 반사회적 편견의 발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은 “비판을 가장한 신분적 조롱이자 노동자 혐오”라며 유 작가와 ‘다스뵈이다’ 측에 공식 사과 및 해당 영상 삭제를 요구했다.

이번 사태는 정치권을 넘어, ‘노동’과 ‘출신 배경’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과 차별의식을 고스란히 드러낸 사례로 확산되고 있다. 노동계는 물론 시민사회에서도 엘리트주의에 기반한 발언에 대한 경각심이 다시금 요구되고 있다.

김·희·철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