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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학교 2025년 졸업식에서 중국 출신 유학생 루안나 장(Luanna Jiang)의 연설이 외교적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녀의 발언이 중국 공산당(CCP)의 외교 메시지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미국 내 학계와 보수 진영에서는 “하버드가 중공의 선전 무대가 되었느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장씨는 “공동 인성(Common Humanity)”을 주제로 한 연설에서 “우리는 사상, 신앙, 정치가 다르다고 서로를 악으로 규정해선 안 된다”며 “인류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우리 모두의 운명은 함께 엮여 있다”고 역설했다.
이러한 발언은 얼핏 인도주의적 메시지처럼 들릴 수 있으나, 전문가들은 “중공의 핵심 외교 슬로건인 ‘인류 운명 공동체(人类命运共同体)’와 거의 동일한 어휘”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해당 용어는 시진핑 주석이 2013년 모스크바 연설에서 처음 사용한 후, 중국의 주요 외교무대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2017년에는 공산당 당헌에도 삽입된 바 있다.
미국 내 문화학자인 우쭈오라이(Wu Zhuolai)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X(구 트위터)를 통해 “장씨의 말투, 몸짓, 억양은 마치 훈련된 외교 대변인 같았다”고 지적하며, 그녀의 연설은 단순한 학생의 소신을 넘어서 “정치적 메시지를 내포한 공산당 스타일 선전”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문제 전문가 고든 창(Gordon Chang)도 “하버드가 미국을 해치려는 세력에 의해 계속 이용된다면 그 존재의 정당성조차 의심받을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장씨는 연설뿐만 아니라 언론 인터뷰에서도 “이 연결된 세계의 약속은 분열과 충돌로 훼손되고 있다”며 “적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사람들도 결국 인간”이라고 발언했다.
이는 미국의 보수 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되기도 하나, 정작 중국 당국의 검열, 통제, 인권 침해 문제에 대해서는 철저히 침묵한 채 ‘균형’이라는 이름 아래 사실상 중국의 입장을 대변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더욱이 장씨가 하버드 진학 과정에서 받은 지원 배경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 《펑파이》 보도에 따르면, 그녀는 중국 생물다양성 보호 및 녹색발전재단(GDGF) 부이사장 저우진펑(Zhou Jinfeng)의 추천을 받아 하버드에 입학했다.
저우는 베이징대 시진핑 신시대 연구원 산하 생태문명센터의 공동 주임으로, 중국 공산당 이념 연구와 밀접한 연계를 맺고 있다. 장씨 본인도 GDGF 국제부에서 오랫동안 자원봉사자로 활동했고, 그녀의 부친은 해당 기금의 집행 이사로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경력이 공개되면서, 그녀의 입학과 졸업식 연설이 “단순한 학문적 성과가 아닌 정치적 기획의 산물”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보수 진영은 이러한 상황을 두고 “중국 공산당의 ‘부드러운 침투(soft penetration)’ 전략이 고등교육 기관을 통해 구현되고 있다”고 경고하며, 하버드를 비롯한 미국 명문 대학들이 보다 철저한 외국 영향력 감시와 자율성 회복을 위한 제도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하버드대학교는 이번 사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중국 공산당과의 학술 교류 및 기부금 내역 등에 대한 투명성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