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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사흘 앞둔 5월 31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을 깜짝 방문하며 민심과의 접촉에 나섰다. 박 전 대통령의 공개 행보는 대선 막판 보수 결집에 의미심장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쯤 흰 셔츠와 검은 바지 차림으로 서문시장에 등장했다. 그는 약 30분간 시장을 돌며 부침가루, 호떡 등을 구매하고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건넸다. 일부 시민이 가져온 자서전에는 정성껏 사인도 해줬다.
기자들과의 짧은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은 “제가 대구에 온 지가 좀 됐지 않습니까. 시간이… 여기 계신 분들 생각을 사실 많이 했다”며 “며칠 전에 김문수 후보께서 동성로에서 유세하실 때 많은 분이 저를 보고 싶다고 하셨다고 들었다. 그 말을 듣고 가슴이 뭉클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인사를 드려야지 하면서도 그러지 못했는데, 오늘 이렇게 오게 돼 마음이 풀리는 것 같다”며 “너무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직접적인 지지 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김 후보를 다시 언급하며 우회적으로 메시지를 남겼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서문시장 방문에는 윤재옥, 추경호, 김승수, 강대식, 이인선, 유영하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대구 지역 의원들이 ‘2번 김문수’ 문구가 새겨진 상의를 입고 동행했다. 대선 막판 보수 진영의 총결집을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서문시장은 박 전 대통령의 방문 소식에 지지자들과 일반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경찰 100여 명이 배치돼 안전 통제를 실시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7일에도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김문수 후보께서 다녀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도 뵙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대선에서의 메시지 행보가 점점 주목받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등장이 어떤 파급력을 가져올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김문수 후보를 중심으로 한 지지층 결집에 불씨를 지핀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희·철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