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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작가 - 인터넷 캡쳐 |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김문수 대선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씨를 비하한 발언에 대해 "내재적 접근법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사과로 받아들이기는커녕 각계에서 비판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정치권은 물론 시민사회에서도 유 전 이사장의 해명을 "지적 허영", "변명에 불과한 자기 합리화"라고 지적하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1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유 전 이사장을 겨냥한 비판 글이 잇따랐다. 한 이용자는 "어려운 말을 써가며 타인의 생각을 추측한 것을 마치 학문적 분석인 양 포장하는 것은 지적 허영심의 전형"이라며 "정작 사과는 하지 않고 자기편을 변호하려는 위선의 사례"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직장인 B씨는 “남의 생각을 본인 기준으로 추정해 놓고는 그것이 '내재적 접근'이라는 식의 궤변으로 포장했다”며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사람이 ‘잘못했다’는 한마디를 못 해 혓바닥만 추하게 길어졌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의 반응은 더욱 날카롭다. 국민의힘은 유 전 이사장의 해명을 “사과를 가장한 2차 가해”라고 규정했다.
최영해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31일 논평을 통해 “유시민 씨는 표현이 거칠었다는 점을 시인하면서도 진심 어린 사과는 하지 않고 '내재적 접근' 운운하며 다시 한 번 설 여사를 조롱했다”며 "요설로 포장된 모욕"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최 대변인은 "유시민 씨가 진정으로 사과하고자 한다면 설난영 여사뿐 아니라, 그와 같은 길을 걸어온 수많은 여성 노동자들, 그리고 고졸 학력자들에게도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달 28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유 전 이사장이 “설난영 씨는 대통령 후보 배우자라는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 발이 공중에 떠 있다. 그래서 ‘제정신이 아니다’는 뜻”이라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내재적 접근법’이라는 해명이 뒤따랐지만, 오히려 여론은 싸늘해졌다.
‘내재적 접근법’은 보통 북한 등 특수 체제의 행동을 분석할 때 사용하는 학술적 용어다. 그러나 유 전 이사장이 이를 개인에 대한 평가에 적용하면서 비판은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유 전 이사장의 발언과 관련해 “부적절한 표현으로 보인다”면서도 “본인이 사과했으니 국민들이 용서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언급해 비판의 불씨를 꺼뜨리지 못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설화 논란을 넘어 진보진영 내 이중잣대 문제, 엘리트주의의 위선, 그리고 여성·노동자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유시민 전 이사장의 후속 대응이 여론의 반전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희·철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