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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고 있는 유시민 작가 - 인터넷 캡쳐 |
배우 김혜은(50)이 “서울대를 나왔다는 것이 이렇게 부끄러웠던 적은 없다”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가 삭제하면서, 유시민 작가의 ‘설난영 비하’ 파문이 일파만파 불붙고 있다.
“어제·오늘처럼 서울대 학력이 부끄러웠던 적이 없었다. 제가 대신 죄송하다”고 적었다. 이어 “누구의 인생을 함부로 판단하고 비하하는 혀를 가진 자는 가장 부끄러운 혀를 가진 자”라며 “고학력자가 아니어도, 법카 한 번 없이 생계를 책임지며 살아온 설난영 여사 같은 분들을 진심으로 존경한다”고 덧붙였다.
김혜은과 유시민은 모두 서울대 동문이다. 그는 “인간의 학력과 지성은 고단한 인생의 성실함으로 증명된다. ‘서울대’라는 세 글자가 한 장 습자지처럼 가치 없는 자랑이 되는 순간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글은 수 시간 만에 삭제됐지만 캡처가 퍼지며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됐다.
논란의 불씨는 유시민 작가가 지난달 28일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 설난영 여사를 두고 “대선 후보 배우자란 자리는 설난영 인생에서 갈 수 없는 자리”, “발이 공중에 떠 있을 정도로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말한 데서 시작됐다.
김혜은은 유시민 발언 직후 “설 여사는 남편과 자녀를 위해 생계를 도맡으며 법인카드를 한 번도 쓰지 않은 분”이라며 “여성 노동운동가로 살아온 ‘찐(진짜) 롤모델’”이라고 치켜세웠다. “고졸을 비하하는 교만한 계급 의식에 젖은 썩은 지성”이라는 직설은 유 작가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국민의힘은 “노무현 정신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다”며 유 작가를 향한 맹공을 이어갔고, 민주당 측은 “발언 취지는 곡해됐다”는 취지로 방어했으나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혜은의 게시물 삭제에도 불구, 댓글창에는 “연예인 용기에 박수”라는 응원과 “선거용 여론몰이”라는 비판이 교차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의 ‘학력 우열’ 프레임이 SNS까지 전이되며 대중 피로감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치권이 촉발한 학력·계급 논쟁이 대중문화계까지 번지며 대선 막판 변수로 가시화되고 있다.
이·상·만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