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독 정상회담 |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위해 미국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944년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시작된 것처럼, 이번 전쟁의 끝도 미국 대통령의 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성명에서 “디데이(D-Day)는 단순한 군사작전이 아니었다. 그것은 유럽을 해방하기 위한 미국의 정치적 책임감이 작동한 순간이었다”며 “지금 우크라이나가 겪고 있는 전쟁도 군사력이 아니라 정치적 지도력으로 끝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6월 6일 디데이를 앞두고 열린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날은 독일이 나치 독재로부터 해방된 날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강조하며, 러시아에 대한 압박 강화를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영국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 행사에서 프랭클린 루스벨트 당시 대통령이 방송했던 기도문을 낭독하며, 미국의 자유 수호 전통을 기린 바 있다. 이에 메르츠 총리는 “우리는 역사적 평가에서 같은 입장을 공유한다고 믿는다”며 “이번 전쟁을 끝내기 위한 핵심 열쇠는 미국 대통령의 손에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가끔은 그들이 한동안 싸우도록 한 뒤, 떼어놓는 것이 낫다”고 말하며,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화 등 구체적인 요구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번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 이후 첫 독일 총리 방문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유럽 내 안보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메르츠 총리의 발언은 미국의 보다 적극적인 중재와 정치적 리더십을 요구하는 유럽의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두·희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