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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LA 도심 모습 |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도심이 강경한 불법 이민 단속을 둘러싼 격렬한 시위로 사실상 전쟁터로 변모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방위군 2천명 투입을 명령하며 초강수를 뒀다.
백악관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곪아터진 무법 상태에 대응하기 위해 주방위군을 긴급 투입하는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ICE(이민세관단속국)를 중심으로 불법 이민자 체포 작전을 강화해왔으며, LA는 그 최전선이 되었다.
현재 LA 시내 곳곳에서는 ICE의 체포 작전과 이에 반발하는 시위가 충돌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시위대는 이틀째 시청 인근에 집결해 “이민자는 범죄자가 아니다”라며 구호를 외쳤고, 진압 장비를 갖춘 당국은 고무탄, 섬광탄 등을 동원해 강제 해산에 나섰다.
곳곳에서 쓰레기 더미와 나무가 불타올라 연기가 치솟았고, 체포된 히스패닉계 이민자들이 양손이 묶인 채 호송 차량에 태워지는 모습도 포착됐다.
미국 는 이번 주 LA 지역에서만 약 120명이 불법 체류 혐의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주지사가 공공질서 유지에 실패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연방정부가 직접 개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민 단속 여파는 한인 사회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 LA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한인타운이 위치한 곳으로, 실제 최근 일부 한국인들이 체포·구금된 사실이 확인되었다.
다만 LA 총영사관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인된 한국인 체포 사례는 모두 개별적 상황에서 적발된 경우”라며 “단속 작전 현장에서 일괄 체포된 사례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총영사관은 재외국민 보호 차원에서 비상연락망을 가동하고, 필요시 법률 지원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는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이민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대립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가운데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기간 내내 이민 통제를 주요 정책으로 삼아 왔으며, 이번 군 투입은 그 기조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위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LA 도심의 혼란은 더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한인 등 이민 커뮤니티는 ‘표적 단속’ 우려 속에 극도의 긴장 상태에 놓여 있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