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SA 가톨릭 21] 오버게펠 판결은 어떻게 실패했는가
  • 매튜 슈미츠 Matthew Schmitz is a founder and editor of Compact and a former senior editor of First Things. Compact 창립자
  • 동성애 옹호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
    동성애 옹호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

    2015년 6월 26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Obergefell v. Hodges》 판결을 통해 동성 결혼에 대한 헌법적 권리를 보장하는 선고를 내렸다.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이 작성한 다수 의견문은 법적 논증이라기보다는 결혼이라는 제도의 경이로움에 대한 찬가에 가까웠다. 그는 결혼이 단순히 “우리 사회 질서의 핵심”일 뿐 아니라, “가장 깊은 희망과 열망의 본질”이라 선언했다.

    이러한 결혼에 대한 고양된 관점은, 한때 상상조차 어려웠던 사회 변화를 보수적인 언어로 정당화했던 일군의 작가들의 주장과 궤를 같이했다. 이들은 동성 커플의 결혼 허용이 오히려 결혼이라는 제도를 강화하고 그 사회적 중심성을 재확인할 것이라 주장했다. 동성 결혼이 전반적인 결혼의 부흥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이제 10년이 지난 지금, 그 기대를 현실과 비교해볼 때 결과는 실망스럽다. 오늘날 미국인들은 10년 전보다 결혼할 가능성이 더 낮아졌으며, 이는 이미 존재하던 하향 추세를 더욱 가속시켰다. 결혼이 사회 질서의 핵심이라면, 우리는 사회 질서의 약화를 목격하고 있다. 그것이 우리의 깊은 희망의 본질이라면, 그 희망의 실현 가능성은 더욱 멀어지고 있다. 오버게펠 판결은 결혼의 부흥을 이끌기보다는, 그 지속적인 쇠퇴와 함께했다.

    보수적 관점에서 동성 결혼을 지지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은 언론인 앤드루 설리번이었다. 그는 1989년 발표한 기념비적인 에세이 《신랑이 온다》에서 훗날 케네디 대법관이 반복하게 될 기본 논지를 제시했다. 설리번은 동성결혼의 대안으로 자주 제시되던 ‘시민 동반자 제도’가 “전통적 관계의 권위를 훼손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약화된 가족 구조가 가난한 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우려했고, 결혼이 “사회적 결속, 정서적 안정, 경제적 신중함”을 촉진한다고 찬양했다.

    그의 글 부제처럼, 이는 “보수주의적 동성 결혼 옹호론”이었다. 설리번은 1993년의 또 다른 글에서 결혼을 “개인의 진정성을 가장 높이 공적으로 인정하는 행위”라고 표현했으며, 이는 오버게펠 판결에서 나타난 결혼의 고양된 개념을 미리 예견한 것이었다. 1995년 저서 《Virtually Normal 겉보기엔 정상》에서는, 동성애자들이 이성애자보다 더 큰 헌신으로 결혼 제도를 수용할 것이라 주장했다.

    그러나 결혼율에 기반한 실제 통계는 이러한 예측을 뒷받침하지 못한다. 2021년 기준, 이성 커플은 동거 중인 커플보다 7배 더 높은 확률로 결혼 상태였지만, 동성 커플은 결혼 상태일 확률이 동거보다 단 50% 더 높았다. 물론, 일부 비혼 커플이 결혼 커플보다 더 진실한 헌신을 나누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오버게펠 판결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 동성 커플은 여전히 이성 커플보다 공적인 결혼을 추구할 가능성이 낮다.

    설리번의 주장은 중도좌파 작가 조너선 라우치에 의해 반복되었다. 라우치는 2005년 출간한 저서 《Gay Marriage: Why It Is Good for Gays, Good for Straights, and Good for America 동성 결혼이 좋은 이유》에서 “동성 결혼 금지를 유지하면 결혼 제도 자체가 점차 약화될 것”이라 경고했다. 그는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는 것이야말로 결혼의 의미와 목적과 메시지를 강화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후속 자료는 실망스럽다. 2015년 당시 미국 성인의 48.3%가 기혼이었지만, 2023년에는 46.4%로 감소했다(여기에는 120만 명의 기혼 동성 커플도 포함된다). 이 완만한 하락세 뒤에는 몇 가지 극적인 변화가 있다. 

    1980년엔 중년 미국인의 단 5%만이 결혼 경험이 없었지만, 2030년엔 그 수치가 25%에 이를 전망이다. 결혼하는 이들도 점점 늦게 결혼한다. 1940~~44년생 여성의 79.6%, 남성의 65.3%가 25세까지 결혼했던 반면, 1990~~94년생 여성은 30.3%, 남성은 20.3%만이 해당 나이까지 결혼했다. 이러한 변화가 결혼 제도의 강화를 의미한다면, 그 실체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계속>

    * 리베르타임즈에서는 '미국 가톨릭 교회'의 소식을 오피니언란에 연재합니다. 한국 가톨릭 교회의 변화와 북한 동포를 위해 기도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편집위원실 -
  • 글쓴날 : [25-06-11 06:09]
    • 리베르타임즈 기자[libertimes.k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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