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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기지에서 연설 후 주먹을 쥐어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로스앤젤레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를 “외국의 침공”으로 규정하며, 군 병력 투입을 포함한 초강경 대응 의지를 밝혔다. 그는 LA를 “범죄조직에 점령된 쓰레기 더미”라 묘사하고 “이 도시를 해방하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 브래그 육군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연설을 통해 “우리는 미국의 도시가 외국의 적에 의해 정복당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외국 깃발을 든 폭도들이 공공질서와 국가 주권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캘리포니아주 개빈 뉴섬 주지사와 로스앤젤레스시 시장을 정조준하며 “이들은 반란주의자들을 고용하고, 범죄 침입자들이 도시를 장악하도록 돕고 있다”며 “연방법을 무효화하려는 음모에 가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LA 시위대에 대해 “벽돌과 화염병으로 경찰을 공격하는 무장된 ‘전문 시위꾼’”이라며 “이들은 성조기를 불태우는 반미 세력이며, 미국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조기를 불태우는 자는 1년간 감옥에 가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번 군 병력 투입 결정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수 세대에 걸쳐 희생한 군인의 피가 LA가 제3세계 무법자들에게 넘어가도록 하기 위해 흘려진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LA를 자유롭고 깨끗한 도시로 되돌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뉴섬 주지사가 7~8일간 연락조차 하지 않는 동안 도시가 불타고 있다”며 “연방정부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백악관 기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로 돌아오는 길에 “시위가 진정되지 않으면 군대는 LA에 계속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포트 브래그 방문은 미 육군 창설 250주년을 기념하는 일련의 행사 시작을 알리는 자리이기도 했다. 트럼프는 하이마스(HIMARS) 로켓 발사 시연과 600명 공수부대원 낙하 등을 관람하며 “이번 주는 미국 육군의 용맹과 영광, 승리를 기념하는 주간”이라고 밝혔다.
포트 브래그는 한때 바이든 행정부의 역사청산 조치에 따라 ‘포트 리버티’로 개명됐지만, 트럼프 취임 후 원래 이름으로 복원됐다. 그는 이날 “포트 피킷, 포트 후드, 포트 고든 등도 모두 원래 이름으로 되돌릴 것”이라며 정체성 회복 의지를 강조했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