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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와 이란의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 인터넷 캡쳐 |
이스라엘 정부 고위 관계자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제거를 전쟁 목표 중 하나로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이란과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 중동 전역을 뒤흔드는 전면전으로 확산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부장관은 19일(현지시간) 이란의 미사일이 이스라엘 남부의 소로카 의료센터를 타격한 직후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하메네이는 현대의 히틀러이며, 그는 더 이상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전쟁의 목표에 따라 그의 제거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하며,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하메네이 제거가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범위를 핵시설 파괴에서 정치·군사 지도부의 직접 타격으로까지 확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카츠 장관은 하메네이가 “이스라엘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위협적 존재”라고 규정하며, 그의 존재 자체가 중동 평화를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충돌은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이 이스라엘 남부 병원에 떨어지면서 민간인 피해가 발생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스라엘 정부는 해당 미사일이 미리 대피한 병동에 떨어져 인명 피해가 경미했지만, “민간인을 겨냥한 전쟁 범죄”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스라엘 공군은 이후 보복 공격에 나서 이란 아라크(Arak) 지역과 훈다브(Khondab)의 핵 관련 군사시설 수십 곳을 공습했다. 특히 아라크에 위치한 비활성화 원자로는 국제 사회가 플루토늄 생산 가능성을 우려해온 곳으로, 이란 핵 프로그램의 전략적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최근 하메네이 제거 작전과 관련된 논의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미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에는 제거 계획에 반대했으나, 현재는 ‘적어도 지금은 제거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이 여전히 군사 개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외교적 긴장 완화를 위한 시도도 병행되고 있다. 이란 외무장관 아라그치는 "이란은 핵무기를 추구한 적도, 앞으로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외교 재개에 뜻을 밝혔다. 그는 금요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독일·프랑스·영국 외무장관 및 유럽연합 외교대표와 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이어 이슬람협력기구 회의 참석을 위해 터키 이스탄불을 방문할 계획이다.
아랍에미리트 외교 고문 안와르 가르자시는 “이란과 이스라엘 간 전쟁은 지역 전체에 심대한 영향을 줄 것이며, 지금이 가장 위험한 시점”이라고 경고하며 즉각적인 적대행위 중단과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이스라엘의 하메네이 제거 발언과 연이은 보복 공습은 중동 지역의 긴장을 극도로 끌어올리고 있으며, 국제사회는 이번 갈등이 이란 핵문제를 넘어선 정권 붕괴 시도로까지 비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