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주일 한국대사관 주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 리셉션 모습 |
한일 양국이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은 가운데, 한국과 일본의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양국 관계의 현황과 과제를 집중 조명하며 전략적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1965년 6월 22일 체결된 한일기본조약으로 양국은 외교 관계를 정식 수립했고, 2025년은 그로부터 정확히 60년이 되는 해이다. 일본 언론들은 22일자 사설과 특집 보도를 통해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간 협력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는 동북아에서 한일 협력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특히 셔틀외교를 통한 신뢰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서울과 도쿄에서 각각 열린 60주년 기념 행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영상 메시지를 보냈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직접 참석한 점도 소개했다.
▣ "공동가치 기반 전략 협력 필요"…자유민주주의 연대 부각
아사히신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전략 경쟁, 북한의 군사 위협, 중동 불안정 등 국제 질서의 격랑 속에서 "자유와 민주주의, 법치 등 가치를 공유하는 한국과 일본의 전략적 연대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진단했다.
이 신문은 지난해 양국 간 상호 방문자 수가 1,200만 명을 돌파한 사실을 거론하며 "교류는 생활 깊숙이 스며들고 있으며, 1인당 GDP 수준도 유사해지면서 양국 국민 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K-팝과 일본 애니메이션, 라면 등을 예로 들며 문화 교류가 양국 관계를 지탱하는 ‘저변의 힘’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 최대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은 "한국과 일본은 이제 선진국과 개도국 관계가 아닌, 경제적으로 대등한 파트너로서 공동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며 저출산 고령화, 안보 위협, 공급망 재편 등을 공동 대응 과제로 제시했다.
이 신문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양국 관계 개선의 상징으로, 한국이 보유한 F-35 스텔스 전투기의 정비를 일본 내에서 추진하려 했던 방위성 검토 사례도 언급했다. 다만 한국이 군사 협력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F-35를 호주로 이송해 정비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공영방송 NHK는 한일기본조약 체결 60주년의 의미를 조명하며 "한국의 정권 교체에 따른 외교 정책 변화가 양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특히 최근 수교 60주년 기념사업이 활발하게 전개된 점을 언급하며, "이 기조가 다음 정부에서도 지속될 수 있을지가 중요한 과제"라고 짚었다.
▣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 등 안보, 인권 협력해야
한국의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등 주류 언론은 윤석열 정부 들어 한일관계가 빠르게 복원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정권 변화에 따라 급변하는 한일 외교를 넘어설 지속 가능한 신뢰 구축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자유회의 최이상 기획위원은 "과거사 이슈는 여전히 양국 간 불씨로 남아 있지만, 경제, 안보, 문화 측면에서 협력을 지속하려는 인식이 양국 모두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며, "민간 교류의 확대가 정치적 갈등을 견디는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민간을 활용한 문화 교류외에도 한일 간에는 납치 피해라는 공동의 아픔이 있다”며 “안보, 인권 차원에서도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일·혁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