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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김일성.김정일 부자 동상 |
북한의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은 최근 “우리 인민이 굳게 믿는 힘”이라는 장문의 기고문을 게재하며, 김정은 총비서를 포함한 ‘수령’ 우상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해당 기고문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세습 권력의 ‘신적 존재화’를 통해 국가 발전과 국민의 고통까지 모두 수령 개인의 공로로 포장하는 전형적인 전체주의 선전물로 비판받고 있다.
“기적”과 “변혁”이라는 허상
기고문은 “날에날마다 거창한 기적과 변혁이 창조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실상과 괴리된 과장된 수사에 불과하다. 외부 세계의 객관적 지표에 따르면 북한은 여전히 만성적 식량 부족과 의료·교육·주거의 전반적 붕괴에 시달리고 있으며, 주민들의 삶은 고립과 공포 속에 놓여 있다.
‘기적’이라는 단어는 정권 내부의 선전용 표현일 뿐, 실제로는 전력난과 통신 마비, 식량 배급의 불안정 등 심각한 민생 위기가 반복되고 있다.
“위대한 수령”이 아닌, 위협받는 자유
기고문은 “대대로 위대한 수령을 모신 것이 인민의 복”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 가치인 ‘권력의 감시와 교체 가능성’을 부정하며, 3대에 걸친 권위주의 통치를 정당화하는 데 불과하다.
북한 주민이 자유롭게 선거를 통해 지도자를 선택하거나 비판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령 중심의 단결’을 ‘유일무이한 힘’으로 포장하는 것은, 사실상 공포 정치의 본질을 감추기 위한 위장술이다.
“강대함”은 군사력이 아니라 인권 보장에서 비롯
기고문은 군사력을 ‘국가의 강대함’으로 정의하며 “두 척의 신형 구축함 진수”를 자랑한다. 하지만 진정한 국가의 강대함은 미사일이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과 존엄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북한 정권은 외면하고 있다.
군사력 증강은 북한 주민의 희생 위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자립적 국방력’이 아니라 ‘체제 유지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일관된 시각이다.
기고문은 “위대한 령도자에 대한 인민의 사랑과 정”을 근거로 북한 사회의 ‘일심단결’을 강조한다. 그러나 실상은 고위층 감시, 주민 통제, 처벌 위협 등으로 유지되는 강압적 단결에 가깝다.
‘위대한 어버이의 사랑’을 내세운 여러 에피소드들은 오히려 지도자의 신격화를 위한 감정 조작에 불과하며, 이는 개인숭배를 넘어 비이성적 복종을 강요하는 전체주의 정권의 교과서적 사례로 꼽힌다.
“조국번영의 토대”라는 미화
기고문은 김일성·김정일 시대의 유산을 ‘조국번영의 토대’라고 칭송하지만, 이들이 남긴 것은 산업의 붕괴, 국제적 고립, 빈곤의 대물림이다. 특히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의 수백만 아사자는 정권의 무능과 고집의 직접적 결과이며, 이를 ‘불멸의 혁명업적’으로 미화하는 것은 역사 왜곡이다.
북한 노동신문의 이번 기고문은 ‘우리 인민이 굳게 믿는 힘’이라는 제목과 달리, 정작 인민이 아닌 수령 개인에게 모든 공을 돌리고 있다. 이는 국가와 사회, 그리고 인민의 역동성과 가능성을 철저히 억압하는 구조이다.
진정한 ‘굳게 믿는 힘’이란 자유롭게 발언하고, 스스로의 삶을 결정할 수 있는 인민 주권의 힘이며, 지도자의 전능함이 아닌 시민의 권리에 기반해야 한다.
북한 정권이 계속해서 허위와 찬양에 갇혀 현실을 왜곡하는 한, 인민의 삶은 결코 나아지지 않을 것이며, 이 모든 ‘위대한 승리’의 수사는 인민의 침묵 위에 세워진 허상에 불과하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