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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무부가 7월 1일(현지시간) 중국 국적의 유언스 첸(Yuance Chen)과 라이리런(Liren “Ryan” Lai)을 외국정부 대리인법(FARA) 위반 혐의로 기소하고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중국 정보기관을 위해 미군 정보를 수집하고, 현역 군인을 포섭하려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기소는 미국 당국이 중국 정부의 공세적인 정보수집 활동에 대응해 법적 조치를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다. 법무부는 성명에서 “중국 공산당의 침투 시도가 더 이상 단순한 추정이 아닌, 구체적이고 조직적인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기소된 두 명, “비등록 외국 정보대리인” 활동
첸(38세)은 오리건주 해피밸리에 거주 중이며 미국 영주권자이고, 라이는 올해 4월 관광비자로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입국한 인물이다. 두 사람은 모두 외국 정부를 위해 비밀리에 활동하면서도 법무부에 외국 대리인 등록을 하지 않아 FARA 법률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미국 현역 해군 요원에게 접근해 기밀 정보 확보를 시도했으며, 은밀한 금전 전달 수단인 ‘데드 드롭(dead drop)’ 방식으로 보상을 지급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2022년 1월, 두 사람은 중국 광저우 체류 중 미국 캘리포니아 리버모어에 위치한 사물함에 1만 달러의 현금을 숨긴 것으로 알려졌다.
미 법무부 메릿 갈런드 장관은 성명에서 “이번 사건은 중국이 미국 군 내부를 파고들어 국가 안보를 내부에서부터 무너뜨리려는 의도를 명확히 보여준다”며 “법무부는 미국 국민과 군을 외국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어떤 간첩 행위도 엄중히 다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FBI 또한 이번 사건을 통해 중국의 스파이 행태가 본토 내에서 어떻게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입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FBI 국장 캐시 파텔은 “중국 공산당은 마치 영화처럼 ‘비밀 배달’ 방식으로 정보원을 포섭하고 보상을 지급했으며, 이들은 미국 내에서 감쪽같이 활동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비판했다.
미-중 간첩전 심화…“기소 이어질 것”
최근 미국은 중국의 정보 활동에 대해 일련의 고강도 법적 대응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시간주의 외딴 군사 기지 인근에서 의심스러운 활동을 벌인 중국인 다섯 명이 체포됐으며, 두 명의 미 해군 병사가 중국 측에 전시 훈련 및 핵심 군사 기술 정보를 넘긴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이번 사건은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중국이 미국 현역 군인을 직접 포섭하려 했다는 점에서 안보 위협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현재까지 미국 내 피의자들의 법적 대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주미 중국 대사관도 본 사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외교적 파장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은 자국 안보를 위협하는 외국 정부의 정보 활동에 대해 “무관용” 입장을 재확인하며, 향후 유사한 사건에 대해 지속적인 단속과 기소를 예고했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