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SA 가톨릭 43] 왜 가톨릭 교회의 AI에 대한 목소리가 가장 중요할 수 있는가
  • 테레사 페이턴 is CEO of Fortalice Solutions. She was White House chief information officer under President George W. Bush. 조지 W. 부시 행정부 최고정보책임자

  • 최근 교황 레오 14세는 인공지능(AI)에 관한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로마에 모인 실리콘밸리의 경영진, 학계 인사, 바티칸 관계자들에게 개인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AI 개발에 있어 인간 중심의 “윤리적 기준”을 따를 것을 권고했으며, 이 기준은 “물질적인 측면뿐 아니라 지적, 영적 측면에서도 인간의 안녕”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 앤스로픽(Anthropic), 구글, 팔란티어(Palantir) 등의 대표들에게 그는 AI가 어린이의 지적 및 신경학적 발달에 미칠 수 있는 위험, 그리고 사리사욕을 위해 악용되거나 더 나아가 갈등과 폭력을 부추기는 데 사용될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

    실리콘밸리의 어느 현자라도 그렇겠지만, 그 누구도 인류가 이 혁명적인 기술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or 하지 못할 것인지—정확히 알 수 없다. 모든 기술에는 안전장치(guardrails)가 필요하다. 그러나 AI 개발을 관리하기 위한 중앙 집중적 논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전 세계 곳곳에서 수백만 개의 대화가 초고속으로 동시에 벌어지고 있을 뿐이다.

    특히 인공지능 일반(AGI)이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경제적 또는 사회적 붕괴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 필수다. 이러한 혼란의 와중에 교황 레오의 대담한 개입은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그의 조언은 AI의 기하급수적 발전에 대한 이성적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추려내고, 실질적이고 윤리적인 안전장치 마련의 방향을 제시하는 데 도움이 된다.

    레오 14세는 교황직을 시작하자마자 AI라는 글로벌 도전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5월 추기경들에게 연설하며 자신의 교황명 ‘레오’가 산업혁명 당시 노동자들을 위해 목소리를 낸 레오 13세를 기리기 위해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톨릭 교회가 “사회 교리의 보고를 활용해 새로운 산업혁명과 AI 분야의 혁신에 대응함으로써 인간 존엄성과 정의, 노동에 대한 도전에 응답하길” 원하고 있다.

    로마 회의에 참석한 기업들도 이러한 도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그 심각성은 누구에게 묻느냐에 따라 “중대하다”에서 “존재론적 위기”까지 다양하다. 앤스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는 AI의 기회와 위협을 이렇게 요약했다. “암이 완치되고, 경제가 연 10% 성장하며, 예산이 균형을 이루지만—20%의 사람은 일자리를 잃는다.” 맥킨지 보고서는 2030년까지 전체 노동 시간의 30%가 자동화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대량 실직이 최선의 시나리오일 수도 있으며, 심지어 일부 기술 CEO들은 AI가 인류 문명을 위협할 확률이 25%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한 첫걸음은 인간성의 우위를 명확히 주장하는 것이다. 교황 레오가 어떤 AI도 “인간을 대체하거나 폄하할 수 없다”고 한 발언은 윤리적 기준이자 경고의 나팔소리이다. 이미 AI 챗봇은 취약한 사람들을 속여 인간과 대화하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인간은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싶어 하는 깊은 본능을 가진 존재이며, 이런 본능을 AI가 악용할 수 있다. 35세의 알렉산더 테일러는 챗봇이 만들어낸 존재와 사랑에 빠졌다고 믿은 끝에 경찰과의 치명적 충돌에 이르렀다. 실제 인간과 자동화된 시스템의 상호작용을 구분하는 능력을 교육하는 것이 필수다.

    이를 위해서는 AI 리터러시(AI 활용 능력)에 대한 대중적 교육이 필요하다. 이러한 교육은 바티칸이 발표한 ‘Antiqua et Nova’라는 문헌을 기반으로 삼을 수 있다. 해당 문헌은 인류가 AI의 피조물에 예속되는 것에 경고하고 있으며, 특히 팬데믹 이후 디지털 세계로 더 깊이 들어가고 있는 지금 더욱 중요하다.

    또한, AI 시대에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일은 레오 13세의 노력을 계승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다. 이미 졸업생들은 어려운 노동 시장에 직면해 있으며, 재교육 프로그램은 고부가가치 역할로 이들을 전환시키는 데 핵심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스위스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2027년까지 백만 명에게 AI 관련 기술을 교육하겠다”고 약속했다. 연구에 따르면, 사내에서 AI 전문가를 보유한 인간 노동자들을 활용하면 생산성이 40% 향상될 수 있다.

    바티칸은 이미 윤리적 틀과 국제조약을 요구하며 그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이러한 틀이 실현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가톨릭 신자가 아니더라도, 심지어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교황 레오가 보여주는 상식적이고 포용적인 접근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의 AI에 대한 접근은 신앙에 기반하지만,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에 대한 기본 윤리를 반영하며, 이 윤리는 모든 이성적이고 감정적인 사람이라면 따를 수 있는 가치다. 결국 우리를 구원할 존재는—아무리 놀라운 기술이라 할지라도—기계가 아니라, 생각하고 느낄 줄 아는 인간일 것이다.

    * 리베르타임즈에서는 '미국 가톨릭 지성(First Things)'의 소식을 오피니언란에 연재합니다. 한국 가톨릭 교회의 변화와 북한 동포를 위해 기도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편집위원실 -
  • 글쓴날 : [25-07-03 07:30]
    • 리베르타임즈 기자[libertimes.k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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