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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지난 6월 25일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지 75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이날을 기념하며 각종 선전매체를 통해 6·25전쟁을 “제국주의 패망의 예고”라고 주장하며, 반미선동을 강화했었죠.
조선중앙통신은 국제 친북단체의 성명을 인용하며 전쟁을 “사회주의 대 제국주의”로 묘사하는 등, 전면 남침이라는 명백한 침략 사실을 은폐하고 오로지 자신들의 체제 선전에만 활용하는 모양새를 보였습니다. 75년전이나 지금이나 전혀 달라진 모습이 없습니다. 비극적인 전쟁으로 인해 아직도 아픈 고통의 시간을 보내는 수많은 피해자들이 있는데 이같은 아픔을 치유하려는 노력은 커녕 아무런 죄의식 없이 모든 것을 체제와 이념적 대결의 상황으로만 활용하려는 모습은 우리 뿐만아니라 국제사회에 비쳐지는 모습까지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는데요.
북한은 오늘 이 시간, 6월과 7월만 되면 떠오르는 전쟁의 상처들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으며, 북한당국이 왜 변함없이 이같은 주장을 펼치고 있는지 그 배경과 파장에 대해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북한은 왜 6·25전쟁의 성격을 ‘사회주의 대 제국주의’로 규정하려는 것일까요?
- 북한은 체제 정당성을 위해 ‘항미투쟁’이라는 서사를 필요로 합니다. 해방이후와 전쟁시기, 그리고 지금까지 그러한 서사를 필요로 하는 체제가 바로 북한이라는 사회입니다. 그리고 전쟁의 주도권을 자신들이 쥐었다는 식의 ‘영웅 서사’를 통해 김일성과 북한 체제를 지속적으로 미화하려는 목적도 함께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6·25 전쟁은 북한의 치밀한 사전 준비차원의 전쟁이었고, 이를 기습적으로 전개한 남침이었습니다. 이에대한 유엔의 개입은 국제 질서를 지키기 위한 정당한 대응이었다는 것은 23개국의 참전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를 왜곡하는 것은 철저히 정치적 목적에 기반한 허위 주장이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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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사상 연구단체의 평양 방문 사진 - 인터넷 캡쳐 |
2. 북한이 언급한 해외 단체들, 예를 들면 ‘새유고슬라비아공산당’이나 ‘타이 주체사상연구회’이들의 실질적 영향력은 어떤가요?
- 사실 이러한 단체들이 어떻게 그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된 내용들이 없습니다. 이 단체들은 대부분 북한 체제를 이념적으로 추종하거나 북한 정부가 외교적 고립을 돌파하기 위해 기획적으로 만든 소규모 친북 조직입니다. 국제 정치에서의 발언권이나 대표성은 전무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구요. 북한은 이들 단체의 활동이나 성명 등을 부풀려 국제적 지지를 가장하는 일종의 ‘외교적 기만술’을 펼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3. 북한이 이런 식의 역사 왜곡을 매년 반복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 예. 여러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주요한 몇가지를 말씀드리면, 우선 내부용 선전이라는 부분입니다. 특히 전쟁을 경함하지 못한 젊은 세대에게 자신들의 체제유지를 위해 외부 세계에 대한 적개심을 지속적으로 주입해 체제의 내부 결속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둘째는 외교적 고립을 피하기 위한 대외 선전전입니다. 핵개발 등으로 인해 진행되고 있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제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나름의 몸부림인데, 제재 해제나 정권 생존을 위해 자신들의 피해자 이미지를 국제사회에 심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4. 실제 북한의 역사교육 현장에서는 6·25전쟁은 어떻게 가르쳐지고 있는가요?
- 북한 교과서는 6·25를 “미제가 남조선을 이용해 북침을 감행한 전쟁”으로 왜곡하고 있습니다. 평양 인근의 신천이라는 지역에서는 전쟁박물관을 만들어 북한주민들을 학살한 미제 침략자를 규탄하는 선전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현실이구요.
또한 625 전쟁으로 말미암아 세습독재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도 활용하고 있는데, 김일성은 ‘백전백승의 장군’으로 묘사되며, 미국과 남한은 침략자, 북한은 정의의 수호자로 등장합니다. 이는 사실관계와 완전히 배치되며, 철저한 선전 도구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죠.
앞서 말씀드린 신천이라는 것은 기독교가 한반도에 들어올때 지리적으로도 영향을 많이 받은 곳이고, 실제 기독교인들이 전쟁을 통해 가장 많이 피해를 입은 피해지역인데, 이를 왜곡해 미제에 의해 선량한 양민들이 학살당한 곳으로 선전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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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박물관 - 인터넷 캡쳐 |
5. 북한의 이러한 역사왜곡이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그래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한국과 국제사회가 대응할 방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두가지 정도로 말씀드릴 수 있겠는데요. 첫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라는 긴 여정에 크나큰 신뢰의 훼손이라는 상처를 남기는데요. 대화의 기본인 ‘사실 인식의 일치’조차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죠. 여기에는 지속적인 사실 기반 반론 제시가 필요합니다.
유엔이나 학술계, 미디어를 통해 북한의 거짓 서사를 바로잡고, 젊은 세대에게도 정확한 역사교육을 제공해야 합니다. 북한의 왜곡된 프로파간다가 국제적으로 설 자리를 잃게 하려면, 사실과 기록을 기반으로 한 전략적 대응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두번째는 역사적 책임에 대한 회피는 북한의 정당한 국제 복귀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데, 진정한 평화를 원한다면, 과거에 대한 솔직한 성찰이 선행돼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국제사회는 명확한 역사적 기록과 공동의 인식을 통해 이에 단호히 대응해야 할 때입니다. 무엇보다도 진실이야말로 평화로 가는 유일한 길임을 상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