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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14 |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7월 초 소개한 ‘유람용 원형뽀트봉사’는 대동강을 배경으로 불고기를 즐길 수 있는 ‘이색 관광 콘텐츠’로 소개되며, 평양 시민들의 “문화정서생활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일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선전하고 있다.
축전지로 움직이는 원형 보트에서 시민들이 직접 조종하며 불고기를 맛보는 모습은 언뜻 보기엔 평화롭고 여유로워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보도는 현실을 철저히 외면한 ‘체제 미화용 가짜 풍경’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기사에서 소개된 보트는 “손전화기로 예약할 정도로 인기”라며 시민들의 만족감을 강조한다. 그러나 북한의 평범한 주민들이 과연 손전화기를 자유롭게 사용하며 유람 예약을 할 수 있는 사회인가?
북한 내 스마트폰 보급은 철저히 당국의 통제 아래 있으며, ‘예약 시스템’은 특정 계층에만 허용된 특권적 시스템에 불과하다. 결국 해당 유람선 봉사는 소수의 특권층과 외화벌이를 위한 대외 선전용 수단일 뿐, 일반 주민들의 현실과는 괴리가 크다.
배 위에서 불고기? 빈곤과 억압 속의 ‘유람정치’
북한은 여전히 만성적인 식량난과 전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등 국제기구는 북한 주민 수백만 명이 식량 불안정에 놓여 있으며, 일상적인 전력 공급도 원활하지 않다고 평가한다.
이런 현실에서 ‘축전지로 움직이는 원형보트’에서 ‘불고기를 맛보는 여유’를 보여주는 보도는 전형적인 현실 도피성 선전이다. 마치 빈곤한 농가의 벽에 황금 액자를 걸어놓은 듯한 모습이다.
북한 당국은 종종 문화생활이나 관광 개발을 강조하면서 체제의 유연성과 인민 친화성을 과시하려 한다. 하지만 그러한 보도는 철저히 검열된 언론과 선전 매체를 통해 이루어지며, 외부 세계에 보여주기 위한 ‘쇼’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 ‘유람용 원형뽀트’ 보도 역시 시민들의 웃음과 ‘풍치수려한 대동강’을 강조하면서 내부 통제를 가리고 외부 시선을 무마하려는 전형적인 북한식 미화 전략이다.
“누가 탈 수 있는가?”
대동강에서 불고기를 즐기며 보트를 탈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당 간부, 외화벌이 엘리트, 특권층만의 특전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평양 시민 대다수, 그리고 지방 주민들은 생계 유지조차 벅찬 현실 속에서 살아간다. ‘모두가 함께 웃는다’는 식의 선전은 실제 북한 주민들의 분노와 좌절을 덮으려는 감성 포장에 지나지 않는다.
‘이채로운 유람용 원형뽀트’라는 이름의 대동강 유람선 서비스는 북한 체제의 현실을 가리는 가면일 뿐이다. 불고기와 웃음, 풍경은 잠깐의 이미지에 불과하며, 이 모든 장면 뒤에는 통제, 결핍, 억압이라는 구조적 현실이 숨어 있다.
‘정서봉사’란 이름으로 가려진 진짜 질문은 이렇다: “과연 북한 주민 모두가 이 웃음의 배에 탈 수 있는가?”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