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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15 |
일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2025년 상반기 동안 금강산가극단의 일본 내 순회공연에 약 5천 명의 관객이 동원되었다고 보도했다.
이 공연은 '민족예술'이라는 이름 아래 재일조선인 사회에 정체성과 자긍심을 고취하려는 목적을 표방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북한 체제의 이념과 선전 논리를 일본 사회 속에 유입하려는 정치적 기획이 분명히 자리 잡고 있다.
문화라는 외피 속의 정치
공연 제목은 《마음을 모아》였지만, 실제로 모인 것은 문화적 공감이라기보다는 조총련식 '정치결속'이었다.
참석자 명단을 보면 총련 각 지방본부 간부, 여성동맹 책임자, 조선학교 관계자 등 조총련 내부 핵심 조직인물들이 중심을 이루었고, 일본인 참석자 다수도 '조일수교 촉구'와 같은 정치운동 단체 소속 인물들이었다.
공연이 단순한 예술 행사라면 왜 '日朝国交正常化(일북국교정상화)의 조기 실현'을 요구하는 단체가 등장하는가? 이는 공연이 문화의 탈을 쓴 정치적 퍼포먼스에 불과함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조선신보는 관람객들의 감상을 통해 '민족의 넋을 되찾았다', '민족예술의 우월성을 느꼈다'는 말을 반복 인용한다. 그러나 이 ‘민족’이라는 단어가 실은 '북한식 민족주의'를 뜻한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이다.
공연의 목적과 무대 연출, 메시지 모두는 북한 체제를 미화하거나, 조선학교와 조총련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혼성중창 《바다의 노래》가 감동적이었다는 언급도 있지만, 그 노래가 과연 단순한 예술적 감흥이었는지, 아니면 ‘조국찬가’ 혹은 체제 선전곡이었는지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아이들까지 동원된 ‘공연 정치’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고베초중과 니시고베초금 학생들이 학교창립 80주년을 기념해 '무료 초청'되었다는 부분이다. 3년 만에 열린 공연에 학생들이 일제히 동원된 것은 교육이 아닌 사상 주입을 위한 수단으로 예술이 사용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명백한 정치적 동원이자, 미성년자에게까지 북한의 이념을 반복 주입하려는 위험한 시도이다.
공연에는 神戸市(신호시)의 시의원, 오사카 주재 러시아 영사, 친북단체 관계자 등도 등장했다. 이는 명백히 일본 사회를 향한 ‘우호 연출’이며, 북한 체제의 대외 이미지를 세탁하고자 하는 소프트 파워 전략의 일환이다.
하지만 그 배후에는, 여전히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인 북한 체제를 문화와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우회 정당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문화예술은 정치와 이념으로부터 자유로울 때 그 진정한 가치를 발한다. 금강산가극단의 공연이 진정한 예술이라면, 그 무대는 정치적 목적 없이 누구에게나 개방되어야 하고, 그 메시지는 특정 체제를 미화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현재 조총련과 가극단이 보여주는 모습은 '예술'의 가면을 쓴 '선전'이며, '민족'의 이름을 앞세운 체제 중심주의일 뿐이다. 일본 사회와 국제사회는 이러한 북한식 문화 선전선동에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