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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당국이 국가 방위산업의 핵심 기술을 겨냥한 간첩 활동을 적발하며 중국 국적의 부자(父子)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의 대표적 함대함 미사일 시스템인 ‘해왕성’(RK-360MC)에 대한 기밀 문서를 중국에 불법 유출하려다 붙잡혔다.
우크라이나 국가안전국(SSU)은 9일 성명을 통해 방첩부서가 키이우에서 두 명의 중국 시민을 간첩 혐의로 구금했으며, 이들은 현재 형법 제114조 1항(간첩 활동) 위반으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최대 15년의 징역형과 재산 몰수형이 부과될 수 있다.
체포된 인물 중 한 명은 키이우의 기술 대학에 재학 중이던 24세의 전 유학생으로, 2023년 학업 성적 미달로 제적된 이후에도 키이우에 계속 거주해 왔다.
그는 우크라이나 무기 개발에 참여 중인 내국인을 포섭해 기밀 문서를 입수하고자 했으며, 실제로 특정 문서를 수령하는 현장에서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
더욱 충격적인 점은 그와 함께 간첩 혐의를 받고 있는 인물이 그의 아버지라는 사실이다. 현재 중국에 거주 중인 부친은 정기적으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아들의 스파이 활동을 직접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7월 7일 우크라이나에 입국한 뒤, 다음 날 주키이우 중국대사관을 방문하였고, 이어 7월 9일 사전 수사 절차에 따라 구금됐다. 당국은 그가 중국 정보기관과 직접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가안전국은 "해당 인물들의 휴대전화에서 교신 기록과 자료 전송 정황이 확인됐으며, 이들은 중국 측과의 정보 교류를 위한 명확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피의자 부자는 우크라이나의 국방 기술을 체계적으로 수집해 중국 측에 전달할 계획이었다는 증거가 확보됐다.
특히 이들이 노렸던 ‘해왕성’ 미사일은 러시아 흑해 함대의 상징인 ‘모스크바’ 순양함을 격침시킨 전력이 있는, 우크라이나의 자주적 무기 체계의 핵심이다. 중국이 해당 기술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점은 이미 국제 정보기관 사이에서도 알려진 사실이다.
이번 사건은 러시아와의 전쟁 속에서도 고도화된 군사기술 보호와 방첩 활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향후에도 외국 정보기관의 침투 시도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중·우 관계에 새로운 긴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피의자 중 한 명이 체포 직전 중국 대사관을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 당국의 개입 여부에 대한 우크라이나 측의 조사와 해명이 요구될 전망이다.
키이우 검찰청은 이미 중국 대사관 측과의 관련성 여부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사건을 주목하며, 첨단 무기 기술을 둘러싼 스파이전이 전쟁의 새로운 전선임을 재확인하고 있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