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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18 |
2025년 7월 10일부터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진행된 왕재산예술단의 음악무용종합공연이 북한 당국에 의해 대대적으로 선전되고 있다. 하지만 그 화려한 무대 뒤에는 체제의 선전에 철저히 복무하는 예술의 정치적 도구화가 뚜렷이 드러나고 있다.
이번 공연은 “강대한 어머니 내 조국”이라는 여성중창으로 시작하여 “사회주의는 우리거야”, “공격전이다”와 같은 제목의 가무, 무용 작품들이 이어졌다. 이 모든 프로그램은 하나같이 조선로동당의 정책을 미화하고 김정은 체제를 찬양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연의 중심 메시지는 인민의 ‘절대적 충성’과 ‘위대한 수령’에 대한 찬양으로 일관되었다. “친근한 어버이”라는 노래가 울려 퍼질 때 장내가 “격정으로 끓어번졌다”는 보도는, 북한의 공연장에 동원된 군중이 어떤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하도록 강요받고 있는지를 암시한다.
문화예술의 자율성과 창조성은 실종된 지 오래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민족무용과 그림자무용조차도 체제 이념을 강조하는 수단에 불과하며, 공연은 ‘애국심’을 자극하기보다 정권의 우상화 노선을 따라가고 있다. 예술은 감동이 아니라 충성의 언어로 훈련된다.
또한 ‘관람자들의 절찬’이라는 표현도 과연 진심인지 의문이다. 평양 시민들의 ‘흥겨운 장단’이나 ‘꽃다발 전달’은 자유로운 예술 소비자의 자발적 반응이라기보다, 정치적 의무로 강요된 의식일 가능성이 높다.
북한 사회의 통제 구조 안에서 “관객”은 단순한 예술 수용자가 아니라, 정권의 메시지를 되새기고 체화해야 할 대상에 불과하다.
왕재산예술단은 과거부터 김정일, 김정은 체제의 문화선전 핵심 조직으로 알려져 왔다. 음악과 무용을 동원하여 체제의 영광과 지도자의 위대성을 강조하는 그들의 무대는 예술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정치 행사다.
진정한 감동보다는 충성경쟁을 위한 도구로 전락한 공연, 과연 그 안에서 진정한 ‘기쁨과 낭만’이 존재할 수 있을까?
이 공연은 “기적적 승리와 사변적 성과”를 위해 국민이 더욱 분투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러나 공연장을 나서는 평양 시민들의 마음속에는 과연 자긍심이 자리했을까, 아니면 또 하나의 동원과 감시 속 피로감만이 남았을까.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