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독자 제공 |
대만이 7월 10일부터 연례 대규모 군사훈련인 ‘한광(漢光)’ 훈련에 돌입하며 본격적인 군사 대비 태세를 과시하고 있다. 이번 훈련은 사상 최대 규모로, 약 2만 2천 명의 예비군이 동원되고, 9박 10일에 걸쳐 섬 전역에서 진행된다.
특히 올해는 중국의 ‘회색지대’ 전술 대응과 민방위 통합 훈련 등이 포함되면서 더욱 실전적인 성격을 띤다.
한편, ‘지상 최강’으로 불리는 미국산 M1A2T 에이브람스 전차가 대만에서 처음으로 실탄 훈련을 실시하며 주목을 끌고 있다. 이 훈련은 ‘한광’ 훈련과는 별도로 진행됐지만, 대만군의 최신 전력 증강을 상징하는 장면으로서 큰 의미를 갖는다.
대만 라이칭더 총통은 11일 신주(新竹)의 한 사격장을 방문해 에이브람스 전차의 실탄 사격 훈련을 참관하며 “강력한 타격력과 기동성을 지닌 이 전차가 대만의 전략 목표 달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드론, 신형 무기체계, 전술혁신과의 결합을 통해 “전방위 억제력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시연에는 총 4대의 M1A2T 전차가 동원되어 중국 인민해방군의 전차를 모사한 표적을 상대로 19발의 실탄을 발사했고, 모든 포탄이 명중한 것으로 보고됐다. 대만군은 이 장면을 생중계하며 국민들에게 미국제 전력 증강의 실제 성능을 과시했다.
M1A2T는 2019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판매를 승인한 이후 5년 만인 지난해 말 처음으로 대만에 인도됐다. 이번에 공개된 38대를 포함해 총 108대가 인도될 예정이며, 나머지 70대는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도착한다. M1A2T의 ‘T’는 ‘Taiwan’을 뜻하며, 대만 맞춤형 모델임을 의미한다.
에이브람스 전차 외에도 대만은 최근 수년간 미국으로부터 F-16V 전투기, 고기동 다연장 로켓시스템(HIMARS) 등 핵심 무기체계를 지속 도입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미국 록히드 마틴사가 제작한 F-16V가 대만에 인도되었으며, 10월에는 HIMARS 시스템 29기 중 첫 11기가 도착했다. HIMARS를 장비한 대만 육군 제58포병지휘부는 이번 ‘한광’ 훈련에 실병 참가할 예정이다.
중국은 자치 민주주의 체제를 가진 대만을 자국의 영토로 간주하며 연일 군사적 압박을 강화해 왔다. 지난 몇 년간 대만 해협 인근에 공중 및 해상 병력을 반복적으로 투입했으며, 시진핑 국가주석은 공공연히 무력 통일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유지하면서도, 《대만관계법》을 근거로 대만의 자위 능력 강화를 위한 군사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미중 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가운데, 대만의 무장 강화와 미국 무기의 본격 배치가 동북아 안보 지형에 새로운 긴장을 불러오고 있다.
이번 훈련과 실탄 시연은 단순한 방어 훈련을 넘어, 대만이 점차 ‘전략적 억제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중국에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