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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20 |
북한이 조선소년단 창립 79돌을 기념해 평양 과학기술전당에서 개최한 《전국소년과학환상모형 및 창안품전시회-2025》는 겉보기에는 과학기술 인재 육성의 장처럼 보이지만,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전형적인 체제선전 행사로 드러난다.
이번 행사는 ‘창의력’과 ‘탐구정신’이라는 외피를 쓰고 있지만, 본질은 국가의 정치적 구호인 ‘조선을 위하여 배우자’에 복무하는 충성 훈련에 가깝다.
대표 출품작으로 소개된 《원양무인만능어선》은 15세 학생이 만든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 제작 가능성과 기술적 완성도를 떠나, ‘황금해’라는 명칭부터가 김정일 시대 이후의 어업 동원구호를 연상케 하며 체제 우상화의 연장선에 있다.
‘무인’, ‘만능’이라는 단어들이 남발되지만, 북한의 현실은 바닷길조차 제대로 열리지 않고 원양어업은 사실상 중단 상태에 가까운 상황이다. 결국 해당 모형은 ‘과학기술’의 발전상을 보여주기보다는 공허한 ‘미래 환상’을 부추겨 현실을 외면하게 만드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북한 당국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사회주의 교육제도의 혜택 속에서 배움의 나래를 펼친다”고 선전하지만, 정작 학생들은 과학적 탐구가 아닌 체제 충성이라는 이념 아래 통제된 창의성을 강요받는다.
모형 제작과 실습은 어디까지나 “김정은 동지의 영도를 빛내기 위한 발명”이라는 정치적 목적에 종속되어 있으며, 과학이 자유롭게 사고하고 질문하는 탐구의 장이 아니라, 사상 통제의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행사가 ‘소년단 창립기념’이라는 정치적 행사와 연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과학 교육이 실용성과 산업성장을 위한 목적이 아닌, 어린이들까지도 정치선전에 동원하는 북한식 유사 과학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결국 북한의 과학전시회는 미래를 열어가는 창조의 장이 아니라, 폐쇄된 체제 속에서 어린이들조차 체제 충성에 매몰되도록 유도하는 상징적 행사다. ‘세계적인 과학자’를 기른다는 구호는 과학기술의 자유와 진실이 봉쇄된 나라에서 공허한 메아리로 울릴 뿐이다.
진정한 과학의 꿈은 자유로운 환경과 사실에 대한 겸허한 태도 속에서 자라나는 법이다. 북한 청소년들이 이러한 왜곡된 과학 교육에서 벗어나, 언젠가 진정한 창조와 발견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