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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노동신문 20 |
북한 노동신문은 최근 「당의 령도업적을 통한 교양사업 활발히 진행」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개성시 일대에서 진행 중인 사상교양사업을 자랑했다.
그러나 이를 면밀히 들여다보면, 정작 드러나는 것은 자발적 각성이 아닌 집단적 세뇌, 정책 이행이 아닌 절대 복종을 강요하는 전체주의적 통치술의 전형이다.
기사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개성방직공장과 평화농장 등 각종 사업장에서 “혁명사적교양실”과 “연혁소개실” 등을 통해 절세위인의 령도업적을 체득시키고, 작업장 전체를 “사상과 정책으로 일관된 교양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근로자들을 당에 대한 충실성을 체질화한 사상과 신념의 강자들로 준비시키기” 위한 것이라 한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이것은 정치적 다원성과 개인의 사상 자유를 철저히 배제한 채, ‘위대한 수령’에 대한 맹목적 충성을 유일한 인간상으로 주입하는 전체주의적 훈련이다.
수령의 과거 발언을 반복해서 암송하게 하고, 일상 노동을 선동의 공간으로 만들며, 모든 종업원에게 ‘인민의 평가’라는 추상적 잣대를 강요하는 이 구조는 개인의 자율성을 말살하고 정치적 판단 능력을 무력화시킨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이러한 교양사업이 사실상 경제성과와 무관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사 곳곳에서 강조하는 “정치적 지도”, “포전방송”, “선동원의 날” 등은 농업생산성 향상이나 실질적 기술훈련과는 거리가 멀다. 그것은 기술의 고도화가 아니라 복종의 고도화를 추구하는 시스템이다.
북한 당국이 말하는 “참신한 사상교양사업”은 결국 권력 유지와 체제 강화를 위한 사상 통제 장치에 불과하다. 이는 개인을 정치의 주체가 아닌 객체로 만드는 훈육이며, 그 속에서 인간은 더 이상 노동자가 아닌 체제의 소모품으로 전락한다.
북한 주민들이 정말로 바라는 것은 “포전방송기재”가 아닌 농업에 필요한 과학기술 장비이고, “정치사업”이 아닌 자유롭고 창의적인 노동환경이다. 정권의 령도업적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꾸려갈 수 있는 인간다운 조건이 진정한 교양의 출발점이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