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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24 |
“누구나 몸과 마음을 단련하자”고 외치는 북한 당국이 7월과 8월을 ‘해양체육월간’으로 지정하고, 전국적으로 해수욕과 수상스포츠를 장려하고 있다.
수영장과 뽀트장, 해수욕장이 곳곳에 ‘그쯘히’ 꾸려졌다는 조선신보의 보도는 겉보기에 체육 진흥과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정책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체제 선전용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북한은 연일 신문과 방송을 동원해 "사회주의 문명국의 당당한 주인으로 준비되기 위해" 해양체육활동이 중요하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그 배경에는 주민들의 실질적 삶의 질과는 무관한 정치적 구호만이 반복되고 있다.
물놀이보다 급한 생존의 문제
북한 주민들에게 있어 여름철은 물놀이보다 생존을 위한 계절이다. 극심한 전력난과 식량난, 그리고 올해 다시금 심각해진 수해 위협 속에서 많은 주민들이 더위와 기근 속에 신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누구나 수영복과 구명대를 갖추고 불편 없이 체육에 참여한다'는 식의 보도는 현실과 동떨어진 선전일 뿐이다.
실제 국경 지역과 농촌 지역에서는 물 부족으로 농업생산에 큰 차질을 겪고 있으며, 지방의 의료체계는 폭염으로 인한 환자 발생에도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양체육경기'가 열리고 있다는 소식은 오히려 국민 정서에 모욕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
북한에서 체육활동은 자율적 여가가 아니라, 사실상 ‘정치 동원’의 일환이다. 해양체육월간이라 명명된 이 시기도 예외는 아니다.
각 도·시·군의 체육지도위원회가 ‘뒤떨어진 단위’를 지적하고 ‘경험 일반화’를 강요하는 행태는 자율적인 체육 활동이 아닌, 상명하달식 과업 수행을 강요하는 전형적 국가 감시 체계다.
또한, 해당 보도는 "수영장과 해수욕장을 잘 관리"하라고 지시하면서 동시에 "해양체육활동 정형을 료해장악"하겠다고 밝히는데, 이는 곧 모든 단위와 주민들의 활동을 통제하고 평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체육은 주민의 건강이 아닌 체제 충성도를 가늠하는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체육을 가장한 '정신무장' 캠페인
조선신보는 해양체육이 "몸과 마음을 튼튼히 단련"하게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여기서의 ‘마음’이란 체제에 대한 충성심을 의미하며, 실제로는 운동이 아닌 정신무장을 통한 사상통제를 말한다.
이는 해양체육을 통해 주민들에게 여유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여름철에도 공세적 혁명정신을 유지하게 하려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전형적인 북한식 ‘생활 총동원’ 방식이다.
북한 당국이 아무리 해수욕장을 아름답게 포장해도, 바다 건너로 흘러나가는 것은 현실의 진실이다.
최근 위성사진으로 확인된 평산 우라늄 정련공장의 방사성 폐수 무단 방류처럼, ‘해양’은 북한 체제의 허구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공간이기도 하다.
해양체육월간이 진정한 주민 복지와 국민 건강을 위하는 정책이라면, 체육 행사를 미화하기보다 깨끗한 물, 안전한 환경, 그리고 자유로운 여가를 보장하는 데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