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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노동신문 25 |
북한 노동신문이 최근 송림시 청운농장에서 열린 ‘새집들이 모임’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사회주의문화농촌의 승리’로 포장했다.
해당 보도는 전형적인 북한식 정치선전의 문법을 따르고 있으며, 현실과의 괴리를 감춘 채 체제에 대한 충성 유도를 목적으로 제작되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먼저, 이번 기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집단주의적 미화와 인위적인 감정연출이다. ‘도시사람들도 부러워할 새집’, ‘무상으로 받은 감격’, ‘공화국기와 꽃다발을 들고 춤을 추는 주민들’ 등의 표현은 실상보다는 당국의 의도된 이미지 조작에 가깝다.
새로운 주택 공급이라는 민생 문제를 체제 우월성 선전으로 환원시키는 방식은 과거 1970~80년대 사회주의 국가들이 흔히 동원하던 수법이다.
또한 기사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위민헌신의 고귀한 결실”이라는 구절을 반복하며 집권자 개인의 은혜로 모든 사회적 성과를 환원시키고 있다.
이는 국가 시스템에 기반한 복지와 주민 권리를 ‘지도자에 대한 충성의 대가’로 전도시키는 전형적인 우상화 선전이다. 주민들이 새집을 받는 것조차 ‘은덕’으로 간주되며, 이는 당연한 권리가 아니라 충성의 증표로 기능한다.
실제로는 북한 농촌 지역의 낙후된 인프라와 주거환경은 국제기구의 보고서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다. 전국적으로 안정적인 식수공급, 전기공급, 위생시설조차 부족한 실정에서 일부 마을에 국지적으로 지어진 새집들이 ‘사회주의문명의 본보기’라며 떠들썩하게 선전되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행위에 불과하다.
또한 “작업반장과 농장원이 과학농사와 다수확으로 나라의 은덕에 보답하겠다”는 언급은 농민에게 가해지는 지속적인 정치적 압박과 과업 강요를 반영한다. 이는 생활 개선을 진정한 민생 복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풍년로적가리’를 통해 충성경쟁에 동참할 것을 강요하는 방식이다.
새살림의 기쁨이 넘친다는 마을의 ‘흥성임’은 관제행사의 연출된 장면에 불과할 수 있다. 실제 농민들의 삶의 질 향상, 식량 자급, 교육·보건 접근성 문제 등 구조적 문제는 외면한 채 일회성 성과만을 부풀리는 현재의 보도태도는 북한 당국의 선전선동 기조가 얼마나 민생과 괴리되어 있는지를 다시 한번 드러낸다.
결국 ‘새집들이’란 단어에 담긴 기쁨 뒤에는 체제 유지와 충성 유도를 위한 계산된 선전이 도사리고 있다. 진정한 복지는 국가의 의무이며, 정치적 은전의 형태로 주어질 수 없다.
‘선경마을’의 허상은 그 자체로 북한 주민들의 생활현실을 가리기 위한 포장일 뿐이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