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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중앙통신 30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대련합부대 포병구분대들의 사격훈련경기를 직접 참관했다는 조선중앙통신 보도는, 명백한 전쟁놀이와 군국주의적 선전에 몰입한 북한 정권의 현실을 또 한 번 드러냈다.
하지만 이 화려한 군사 퍼포먼스 이면에는 심각한 민생 위기와 체제의 불안정성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훈련이 ‘적을 일격에 응징할 수 있는 실전훈련’이었다며 김정은이 만족을 표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호전적 메시지는 한반도 정세를 위태롭게 만들 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에게는 또 다른 고통의 신호탄일 수밖에 없다.
무기보다 쌀이 필요하고, 훈련보다 의료와 전기가 시급한 현실을 무시한 채 진행된 이번 행사는 사실상 선군주의의 부활이자 체제 결속을 위한 ‘공포의 연극’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김정은은 이번 훈련을 ‘전례와 한계를 초월하는 훈련혁명의 용광로’라고 미화하며 군대의 전쟁준비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국제사회의 평화 노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다. 더 나아가 “가장 철저한 주적관점이 가장 확실한 전쟁억제력”이라는 김정은의 발언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명백한 위협이며, 북한 체제 내부의 위기를 외부 적대의식으로 돌리려는 고전적인 정치술에 불과하다.
눈여겨볼 점은 이번 훈련이 조선인민군 제7차 훈련일군대회 이후 ‘군대의 싸움준비 완성’을 검열하기 위한 연장선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여전히 20세기적 전쟁 레토릭에 갇혀 있으며, 실제로는 국제 고립 심화와 경제 파탄이라는 21세기의 위기를 전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제재로 고통받는 주민들은 땔감과 식량을 구하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데, 지도자는 폭죽처럼 터지는 포탄을 보며 박수를 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전승 72돐 경축행사에 중대 특별초청”이라는 보도는 군대 우대와 무력 과시에 의존한 북한 체제의 뿌리 깊은 병폐를 상징한다. 정권의 ‘충성 경쟁’ 유도는 인민의 생존이 아닌, 지도자 개인의 통치 이미지 강화에 모든 것이 동원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북한 정권이 진정으로 인민을 위한 길을 원한다면, 총구보다 밥상, 포사격보다 평화를 우선해야 할 것이다. ‘불의의 적목표’를 상정해 적개심을 고취하기보다는, 국제사회와의 협력과 주민들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
김정은이 참관한 것은 ‘훈련’이 아니라, 현실 회피와 체제 방어를 위한 정치적 쇼였다. 진정한 국방이란 총칼의 번뜩임이 아니라, 민심의 신뢰로 세워지는 법이다.
강·동·현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