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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중앙통신 31 |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최근 보도에서 평성수의축산대학의 창립 70돌을 맞아 지난 10년간 70여 개의 학과목 개척과 다양한 과학기술 성과를 자랑하며 “축산부문 교육중심”으로서의 위상을 강조했다.
그러나 화려한 미사여구와 수사 뒤에 가려진 현실은 북한 체제의 구조적 문제와 선전 목적의 과장된 실적 부풀리기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 ‘성과’라는 이름의 정치 선전
보도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 세습 정권의 ‘령도업적’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며 대학의 교육·연구 성과를 체제 찬양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축산기술 개발이라는 과학적 성과를 소개하는 자리에서도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높으신 평가’와 ‘실험실습설비 하사’가 주요 업적으로 묘사되는 구조는, 과학과 교육이 자율적 발전이 아닌 정치적 충성경쟁의 부속품으로 전락했음을 보여준다.
‘70여 개 학과목 개척’이라는 숫자도 구체적 내용이 전혀 없다. 어떤 과목이 어떤 방식으로 새롭게 개발되었는지, 국제적으로 검증된 기술 수준과의 비교는커녕, 그 효과나 산업 기여도에 대한 과학적 근거도 없이 단지 ‘성과’라고만 나열하는 방식은 전형적인 북한식 과장 선전에 불과하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대학 졸업생 중에는 ‘로력영웅’, ‘공훈과학자’, ‘2.16과학기술상’ 수상자도 배출되었다고 하지만, 북한 주민 대다수가 겪고 있는 만성적 단백질 결핍과 식량난 현실을 감안할 때 이러한 ‘성과’는 어디까지나 체제 내부용 표창에 불과하다.
실제로 북한 내 축산물 생산량은 국제기구 자료에 따르면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농촌과 도시 전역에서 육류 단백질 섭취는 극히 제한적이다.
양계, 양돈, 염소사육 관련 기술이 수년째 소개되고 있음에도 북한의 축산업은 여전히 계획경제와 물자 부족, 수의방역 미비 등 구조적 문제로 인해 전반적인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진짜 과학은 통제된 체제 속에서 자라지 않는다
진정한 과학기술의 발전은 자유로운 탐구와 비판적 사고, 국제 협력 속에서 가능하다. 하지만 북한의 대학과 연구기관들은 체제 이념과 정치 충성에 봉사하는 폐쇄적 공간일 뿐, 학문의 자율성이나 비판적 검토는 허용되지 않는다.
보도에서 ‘자기 식’ 수의축산 기술 발전을 언급하면서도 외부와의 교류나 국제 기준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는 이유다.
정권의 선전은 수의축산대학의 70년사를 ‘빛나는 령도업적’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정작 인민의 밥상은 여전히 비어 있다. 과학과 교육이 진정한 발전의 수단이 되려면 정치 도구화에서 벗어나야 하며, 그 결실은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져야 한다.
오늘날 북한 주민에게 필요한 것은 가축에게 먹일 인공 사료보다, 사람에게 돌아갈 온전한 자유와 식량이다.
강·동·현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