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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제공 |
티베트의 젊은 가수 아상(티베트명 쯔크테, Tzukte)이 중국 당국에 의해 구금된 후 행방이 묘연해지며, 중국의 티베트 문화 탄압과 표현의 자유 억압이 다시금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상은 ‘평화의 왕자(Prince of Peace)’라는 곡을 통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를 기린 직후인 7월 초 중국 공안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실은 인도 다람살라에 본부를 둔 티베트 망명 정부 ‘티베트인 행정중앙(Central Tibetan Administration, CTA)’이 공식 성명을 통해 발표하며 알려졌다.
티베트 전통 가수 게베(Gebe)의 제자로 알려진 아상은 약 20대 초반으로, 음악을 통해 티베트의 언어와 전통문화를 지켜온 차세대 예술가였다. 그러나 달라이라마에 대한 찬양이라는 이유만으로 그의 노래는 ‘국가안보 위협’이라는 모호한 명목 아래 검열당했고, 본인은 아무런 공식 기소 없이 중국 당국에 구금되었다.
CTA는 “아상의 구금은 베이징 당국의 오랜 티베트 탄압 정책의 일환이며, 특히 문화예술을 통한 티베트인의 자의식 표출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이어 “그가 구금된 장소와 신병 상태는 외부에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이는 국제인권 규범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중국 정부는 이 사건과 관련된 어떠한 입장도 표명하지 않고 있으며, 외신들의 논평 요청에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권 단체들과 망명 티베트인 사회는 “중국의 고의적인 ‘강제실종’ 행위”라며 즉각적인 석방과 국제사회의 개입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중국이 티베트뿐 아니라 신장, 홍콩 등 주변부 지역의 문화와 종교, 언어를 체계적으로 말살하고 있다는 비판 속에서 또 하나의 증거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문화예술인을 겨냥한 ‘표현의 자유 박해’는 정치적 언행이 아닌 단순한 찬가 조차 처벌 대상으로 삼는 중국의 억압적 통치 방식을 드러낸다.
티베트 망명 정부는 국제사회를 향해 “아상의 생사 확인과 즉각적인 석방을 위한 외교적 압력”을 요청하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국 내 표현의 자유와 종교 자유 탄압에 대한 보다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한편, 달라이라마는 오는 7월 말 90번째 생일을 맞이하며 전 세계 불교 신자들과 티베트 공동체의 경축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그러나 중국 내 티베트 지역은 여전히 검열과 감시 속에 침묵을 강요받고 있다. 아상의 노래 ‘평화의 왕자’는 이제 단지 예술이 아닌, 자유를 향한 침묵의 외침으로 남게 되었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