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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중앙통신 36 |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최근 「사회주의화원에 영원한 아름다운 녀성찬가」라는 기사를 통해 남녀평등권법령 발포 79주년을 기념하며 여성들의 ‘찬가’를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그러나 이 기사 속 화려한 수사와 미사여구 뒤에는 북한 여성들의 실제 현실과는 거리가 먼 정치적 선전만이 존재한다.
우선 기사에서 강조하는 남녀평등권법령은 북한 체제의 실질적 불평등을 은폐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김일성이 ‘여성 해방’을 위해 법령을 발포했다는 선전과 달리, 북한 여성들은 여전히 경제적 착취와 사회적 통제, 성차별에 시달리고 있다.
시장 활동과 생계형 장마당 경제의 상당 부분을 여성들이 떠맡고 있음에도, 정권은 이들의 노동을 체계적으로 착취하며 정치적 목소리를 철저히 억압한다.
또한 기사에서 언급되는 각종 ‘여성 가요’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찬미하는 노래가 아니라, 전쟁과 희생을 미화하고 권력자에 대한 충성을 강요하는 도구로 작동한다.
“어머니의 노래”나 “나는 군관의 안해라오”와 같은 곡들은 여성의 삶을 독립적 주체로 그리기보다 가부장적 체제와 국가를 위한 ‘헌신’의 상징으로만 소비하고 있다. 이는 여성의 인권을 존중하기보다는 ‘군사적 희생’과 ‘사회주의적 충성’의 이미지를 덧씌운 이데올로기적 세뇌에 가깝다.
특히 김정은 체제를 찬양하는 부분은 시대착오적이다.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위대한 어버이로 높이 모시여 여성들의 지위가 최상의 경지에서 빛난다”는 표현은 현실을 왜곡하는 전형적인 북한식 미화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에서도 지적하듯, 북한 여성들은 체제의 구조적 폭력과 성적 인권 침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있으며, ‘최상의 경지’는커녕 기본적 자유조차 보장받지 못한다.
북한 당국의 여성 찬양 선전은 결국 체제 결속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진정한 여성 권리와 평등은 자유로운 의사 표현, 경제적 자립, 성평등 정책, 그리고 법적 권리 보장 위에서 실현된다. 그러나 북한은 이러한 조건을 철저히 배제한 채, 여성들을 ‘혁명의 도구’로만 묘사하며 자신들의 정치적 정당성을 포장하고 있다.
북한의 ‘녀성찬가’가 아무리 화려한 언어로 포장되더라도, 억압과 통제 아래 신음하는 여성들의 현실을 가릴 수는 없다. 국제사회는 북한 여성들의 진정한 인권 보호와 자유 실현을 위해 더 강력한 관심과 압력을 가해야 할 때다.
김·성·일 <취재기자>